[헤럴드경제=최남주 컨슈머팀장] 2015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한민국의 첫번째 화두는 단연 경제다. 오랜 경제불황으로 국민이 겪은 고초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을미년 새해를 시작하는 1월은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 반년을 맞는 시점이다. 새 경제팀은 침체된 한국경제를 살리겠다며 각종 규제완화 대책을 쏟아내는 등 새해벽두부터 총력전이다.
그래서일까, 초이노믹스에 거는 국민적 기대는 높지만 우리의 경제 현실은 아직 갈길이 멀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여전히어둡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새해에도 한국경제엔 가시밭길이 산적해 있다는 소리가 파다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수경기가 침체되고, 한국경제의 원동력인 수출시장도 신통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니나 다를까,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일제히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3.4~3.8%로 낮게 잡고 있다. 당초 4% 성장을 점쳐던 정부도 최근 3.8%로 하향조정했다고 한다. 한국경제의 2015년을 어둡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각종 조사 통계에서도 그대로 표출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00대 기업을 상대로 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1월 종합경기 전망치가 90.3으로 나왔다. 지난해 2월(88.7)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숫자다. 또 대한상의가 237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5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에서도 2013년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엔화 약세와 중국기업 추격, 세계경제 위축 등으로 수출시장도 내용이 썩 좋지 않다고 한다. 한국경제의 주체인 대기업들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업 확장을 꺼리는 분위기도 큰 문제다. 특히 일부 대기업은 총수의 경영공백까지 겹치면서 신규 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조차 지지부진하다니 걱정이다.
총수가 수감중이거나 형집행 중지 상태인 SK그룹과 CJ그룹 등 몇몇이 그렇다. 비슷한 이유로 경영공백인 기업이 국내 30대 그룹중 무려 10여개 안팎에 달한다고 한다. 투자를 최종 결정하는 기업인이 없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 선장이 없는 배는 침몰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오랜 불황을 떨쳐내고 다시 일어서야한다. 지금이 바로 한국경제가 다시 설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지속적인 투자를통해 고용 확대와 이윤 창출이라는 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기업의 경영공백을 우려하는 이유다. 그마나 다행스러운 일은 정부와 재계 일각에서 이같은 기업인에 대한 가석방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국민적 반감을 이유로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죄지은 기업인은 처벌 받아 마땅하다. 가석방이나 사면을 둘러싸고 형평성 논란과 국민적 반감도 클 수 있다. 하지만 경제회복이라는 국익 앞에서 우리는 조금 더 냉철하게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제 활성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화답해야한다. 금고에 쌓아둔 기업 자금을 산업현장으로 끌어내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말하지만 경제를 살리는 데엔 골든타임이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은 길지 않다. 경제는 국민행복의 바로미터다. 을미년 새해엔 경제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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