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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180조 창조경제 프로젝트, 벤처 감별능력에 성패 달려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등 5개 산업ㆍ금융 부처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역동적 혁신경제 실현을 위한 180조 투입 프로젝트를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창업을 활성화하고 미래 성장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180조원의 정책자금 가운데 유망 서비스업 , 유망 기술 등 미래발전 가능성이 큰 신성장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자금을 집중 투자해 창업에서 성장, 투자 자금 회수, 재도전 기회 부여 등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금융지원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창조경제와 금융을 묶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흐름이다.

최초의 벤처붐은 김대중정부 당시인 1990년대 말 인터넷 시대가 본격 개화하면서 시작됐다. 인터넷 기술에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수많은 벤처가 탄생했다. 정부가 창조경제라는 이름으로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겠다고 천명한 지금의 상황도 당시와 유사하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 시장이 급속 성장하고 있는 모습은 90년대 후반의 인터넷 혁명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의 구글이나 페이스북, 우리나라의 카카오 같은 회사들이 성공신화를 쓰면서 창업 열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이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할 기름을 붓겠다고 나선 것은 시의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무늬만 벤처인 기업에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정책자금 집행기관의 기술분력 능력과 사후 기업 모니터링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모뉴엘 같은 얼치기 벤처기업에 1조원 상당의 대출이 버젓이 집행되는 고장난 시스템을 당장 뜯어고치지 않으면 천문학적 정책자금은 ‘눈먼 돈’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창업뿐만 아니라 투자자금 회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벤처캐피털의 자금 회수는 인수ㆍ합병(M&A)과 상장(IPO)이 절반씩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M&A는 1%, IPO 비중은 18%에 그치고 있다. 대신 수익성이 낮은 채권 상환이나 장외매각 등의 비중이 60%로 대부분이다.

1차 벤처붐은 세계적인 IT버블 붕괴와 함께 트라우마만 남긴 채 허망하게 사라졌다. 버블은 꺼지고 붐은 시들게 마련이다. 정부 정책이 한낱 붐 조성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실리콘밸리처럼 자생력있는 벤처들이 창업과 투자,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도록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역량을 쏟아야 한다. 벤처를 앞세운 창조경제는

선진국 모방과 추격으로 압축성장해온 우리 경제의 체질을 혁신 주도의 선진국형 구조로 전환하는 돌파구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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