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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심원필]콘텐츠가 돈을 버는 세상
지난 연말 잘 만든 한편의 케이블PP 드라마(미생)는 대중문화를 넘어 사회전반에 큰 울림을 주었다. 방영은 끝났지만 그 여운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음은 왜일까? 반면, 양적으로 압도하는 지상파 드라마는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과 함께 중요한 변화의 신호를 감지케 한다.

최근 시청률 추이를 살펴보면 밤 11시 대에는 시청률 수치로도 지상파가 밀리기 시작했다. TV 앞의 시청자는 줄어들고 있고, 그들은 스테이션 파워보다는 콘텐츠 파워에 따른 쏠림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채널의 시청률 조사도 플랫폼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의 조사로 바뀌려는 움직임이다. 콘텐츠로 PP 채널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대가 확실해졌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프로그램 당 수억에서 수십억에 해당하는 제작비를 오롯이 견뎌낼 수 있는 PP는 많지 않다. PP의 주된 수익원인 광고는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한정된 파이 안에서의 경쟁이 더욱 극심해졌다. 광고시장 내 지상파마저 매년 광고매출감소로 역성장에 따른 위기에 봉착하자, 정부는 광고총량제 등 지상파를 위한 광고규제 완화를 본격 추진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PP는 지속적으로 콘텐츠 투자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협찬이나 간접광고 등을 통해 부가적인 광고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PP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위기의 지상파도 간접광고의 규모는 지난 5년간 1000억원을 넘어섰다. 티캐스트 역시 지난해 시즌4까지 제작한 ‘팔로우 미’(패션앤)라는 뷰티 프로그램을 성공적인 모델로 안착시켰다. 여성채널의 절대적인 시청률로 입증할 수 없는 잠재적인 부가가치를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탄생시킨 셈이다.

또, PP사업자는 잘 만들어진 콘텐츠 판매를 통한 수익을 제작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종래와는 다른 새로운 방법을 찾는 데에 게을리해선 안된다. 세계 각국과의 FTA 체결은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환경을 가져왔으며, 이는 무한경쟁을 전제로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하는 콘텐츠 사업의 성장기회로 활용돼야 한다. 변화된 환경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전 세계 콘텐츠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올해는 케이블TV가 출범한지 20년째 되는 해이다. 초기 PP는 재방송채널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2015년 현재 지상파와의 경계를 허물며 시청선택권을 다양화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단순 콘텐츠 유통에서 자체 콘텐츠를 통한 수익창출의 역발상으로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를 성공시켰다. 드디어 콘텐츠가 돈을 버는 세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중을 사로잡은 완성도 높은 콘텐츠로 자사 위기의 돌파구를 찾았다는 점에서 PP사업자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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