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지난해 4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시 가져오기로 했다 취소된 문정왕후 어보가 현종어보와 함께 3월에 돌아온다. 65년만의 귀환이다. 이 두 어보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가 불법 반출한 것으로 2000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박물관(LACMA) 측이 경매시장에서 구입, 소장해왔다. 문화재제자리찾기가 지난 2009년 LACMA 소장 사실을 확인한 후 두 차례 방문을 통해 도난품임을 증명해 돌려받게 된 것이다. 이번에 돌아오는 문정왕후의 어보는 거북 모양 손잡이가 달린 금장 인장이며, 인장 찍는 면에 문정왕후의 존호인 ‘성열대왕대비지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제작연대가 비교적 높은 어보여서 전문가들의 관심이 높다. 3월에는 덕종어보도 돌아온다. 문화재청이 미 시애틀미술관으로부터 반환 합의를 끌어냈다. 시애틀미술관은 1963년 문화재 애호가인 고 토마스 스팀슨으로부터 덕종어보를 기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덕종어보의 반환은 문화재청이 외국 소장기관과 직접 협상에 나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좋은 선례다. 덕종어보는 성종이 추존왕 덕종에게 ‘온문의경왕’(溫文懿敬王)으로 추존하고자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됐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종묘 영녕전 책보록‘에 따르면 1924년까지 종묘에 보관됐다. 일제 강점기 혹은 6.25 동란 중 유실된 것으로 어떤 경로로 흘러갔는지는 알 수 없다. 왕과 왕비, 왕세자, 세자빈 등 왕실의 각종 의례용으로 제작된 어보는 조선시대 총 374점이 만들어졌다. 이 중 1909년 이후 49점이 사라졌고, 49점 가운데 12점은 국내외 소재가 파악된 상태이나 37점은 행방이 묘연하다. 나머지 318점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국가와 왕실의 상징인 어보가 속속 돌아오는 건 그만큼 국격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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