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ㆍ원유철 의원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당선된 것은 청와대의 불통과 오만에 대한 여당의 반격이라 할 수 있다. 집권 3년간의 인사 난맥상은 물론 어설픈 정책 추진과 소통 부재에 대한 반발이자 의밍있는 경고다. 또 비박(非朴, 비 박근혜계) 투톱 체제는 계획만 남발한 채 실제 효과를 내지 못하는 내각을 향한 강한 불신의 산물이다. 여기에 독선적인 연두기자 회견, 그리고 연말 정산과 건강보험료 개선 백지화 파동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이기도 하다.

이런 결과는 청와대와 내각은 통렬한 반성과 함께 발상의 대전환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경고음이다. 청와대의 인적 구성을 과감히 쇄신하고 여권은 물론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독선을 접고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국정에 적극 반영하라는 명령이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 측근 중심의 국정운용에서 혁신적으로 포용의 폭을 넓히고 당ㆍ정ㆍ청 삼각공조를 든든히 하는 게 우선이다.

비박계가 여당의 당3역을 차지한 것은 거꾸로 당내 견제 목소리를 국정 운영에 반영할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더구나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여파로 바람 앞의 촛불신세였던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비박이라고 손발이 안맞을 이유도 없다. 지난 2005년 천막 당사시절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는 당대표와 사무총장, 대표 비서실장으로 동고동락했다. 그 때의 경험을 살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정책공조의 틈을 메워 나가야한다.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핵심 정책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이번 원내 대표와 정책위의장 당선은 새정치연합과의 상호협력을 이끌어낼 전기가 될수 있다. 특히 유 원내대표는 경제학박사 출신의 경제통이면서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특히 경제와 안보분야에 대해 청와대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인물이다. 문희상 대표가 “상생정치에 딱 맞는 분”이라는 덕담을 건넨 것도 이같은맥락이다. 또 우윤근 원내대표 역시 동시대를 고민하면서 살아온 ‘귀한 친구’라는 말로 호감을 표명했다. 견제할 건 견제하고, 협력할 건 협력하는 여야 상생의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다. 물론 표만을 따지는 정치만으로 국정을 이끄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박 대통령의 폭 넓은 소통과 계파를 떠난 여당의 국정협력만이 갈등을 접고 국운을 살릴 찬가 된다는 점을 상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