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새 지도부를 뽑는 선거전을 지켜보면 ‘무능하고, 무기력한 불임(不妊)정당의 전형’이란 현주소가 확실히 드러난다. 야당, 특히 제1 야당의 존재 이유는 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수권 정당으로서의 믿음과 희망을 주는 데 있다. 그러나 지금 새정치연합은 이런 본연의 야당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 없고 눈 앞의 당권에만 집착해 이전투구를 벌이는 탐욕스런 정치집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130석을 가진 거대 정당의 존재감을 도무지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일찍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접전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ㆍ박지원 후보의 행태가 너무 실망스럽다. 이들은 노무현ㆍ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집권 경험자들이 아닌가. 국가를 어떻게 경영하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그러나 한 달 가까이 선거전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국가 발전과 국민 안녕을 위한 비전과 혁신의 메시지는 한 마디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상대를 깎아내리고, 당내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소리만 난무할 뿐이다. 더욱이 엊그제 TV 공개토론에선 서로 ‘저질’이라며 막말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러니 국민적 축제가 돼야 할 전당대회가 막장 드라마로 치닫는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이다.
두 후보를 비롯한 새정치연합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차가운지 잘 알아야 한다. 사실 지금은 야당이 국민적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시기다. 인사 난맥과 연말정산 파동, 오락가락하는 건보료 개선안 등으로 정부와 여당이 죽을 쑤고 있다. 그 바람에 박근혜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2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새정치연합은 반사이익은 고사하고 지지율이 더 추락하지 않을까 도리어 걱정할 처지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권을 차지해 내년 총선에서 한장이라도 더 공천권을 쥐겠다는 욕심만 가득한 야당에지지를 보낼 국민은 없다.
새정치연합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민심을 외면하고 계파 싸움에 몰두하는 상황이 더 길어지면 당의 존립 근간마저 흔들릴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새정치연합의 분당(分黨)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야당이 실력있고, 건강해야 정부와 여당이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래야 국가도, 민생도 비로소 안정되고 민심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전당대회가 코앞이지만 이제라도 두 후보는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공정 경쟁을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