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조융합벨트’ 프로젝트가 11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정부와 64개 민간기업이 함께 ‘기획-제작-구현-재투자로 이어지는 문화융성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게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그 과정에서 높은 부가가치와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화를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발전시키자는 건 글로벌 흐름에 맞는 방향이다.
문화는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인다는 1차적 기능을 넘어 산업의 한 분야가 된지 오래다. 우리의 영화, 음악, 게임 등의 산업적 가능성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이미 확인됐다. 실제 고품질의 문화콘텐츠는 높은 부가가치는 물론 많은 일자리도 만들어낸다. 이번 프로젝트만 하더라도 향후 10년 동안 25조원의 직간접 경제효과와 17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강점을 잘 살려 나가면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박근혜대통령이 “40년전 제조업이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듯 이제는 문화융성을 통해 우리 경제가 대도약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프로젝트가 실효를 거두려면 정부와 민간이 철저히 한 몸이 돼야 한다. 정부은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창조적 콘텐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를 상품화하고 판로를 열어가는 건 관련 기업들의 몫이다. 그래야 세계 최고 융복합 문화콘텐츠 사업체로 발돋움한 ‘태양의 서커스’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다.
태양의 서커스는 융복합 문화 콘텐츠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공사례라 할 만하다. 창단자인 랄리베르테는 우선 동물조련과 곡예 등 기존의 공연방식을 과감히 버렸다. 그 대신 발레, 연극, 뮤지컬과 첨단정보통신기술(ICT)을 창조적으로 결합시켜 광대놀이 서커스를 최고 경쟁력의 고품위 문화콘텐츠로 바꿔 놓았고 연 매출 1조원 기업이 됐다. 비록 ‘거리의 공연자’였지만 그의 창의성을 높이 사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캐나다 퀘백 주정부가 아니었다면 오늘날 태양의 서커스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거듭 일깨워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