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의 열를 낮추는 매체로 중수(重水)를 사용하는 중수로(重水爐)로서는 국내 첫 번째 원전인 월성1호기가 계속운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월성 1호기에 앞서 계속운전을 승인받아 운전을 시작한 캐나다의 중수로 포인트레프로(Point Lepreau) 원전의 경우 2008년 3월 설비개선 공사를 시작했으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당초 예정 공사기간인 18개월을 훨씬 초과해 4년 6개월 만에 공사를 완료했다. 공사기간 지연에 따라 공사비용이 10억 달러(약 1조원)이상 초과 지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월성1호기는 국내 원자력산업계의 지혜를 모아 효과적인 공사방법을 고안해 내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결과 포인트레프로 원전보다 늦게 공사를 시작했으면서도 27개월 만에 공사를 완료했다. 공사비용도 5600억원에 불과했다.
따라서 월성1호기 공사에 참여했던 캐나다의 엔지니어들은 포인트레프로 원전의 공사실적에 근거해 설비개선 비용을 총 43억 달러(약 4조3000억원)로 책정했다가 계속운전을 포기한 캐나다의 젠틀리(Gentilly) 2호기에 대해 월성1호기의 사례를 참조했다면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낸 바도 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정책 전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모범국가로 알려진 독일에서는 태양광 등에 대한 보조금 지원에 따라 2000년부터 2013년까지 가정용 전기요금이 두 배 이상 인상된 바 있다. 2030년까지 계획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약 1조4000억유로(약 1960조원)가 필요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막대한 보조금 지출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는 가운데 보조금이 삭감되면서 2013년에는 신규 태양광 발전용량이 330만 킬로와트로 전년대비 절반 이상 급감할 정도로 태양광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한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은 앞으로 기술개발에 따라 개선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투자는 물론 지속돼야 한다. 그러나 중국을 필두로 한 개발도상국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선진국들과 계속 경쟁해 나가야 할 우리나라가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투자와 이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을 과연 어느 정도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성이나 보급 측면에서 아직 현실적인 에너지 공급원이 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발전을 축소한다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뿐 아니라 가격도 비싼 석탄이나 가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주요 설비를 교체해 어떤 면에서는 나중에 지어진 월성 2 ,3, 4호기보다 더 새 발전소가 되어 있는 월성1호기가 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안전성이 확인되고 지역사회와 국민과의 소통을 거쳐 다시 가동됨으로써, 성공적인 설비개선 공사로 중수로 원전의 기술 종주국인 캐나다조차 감탄시킨 우리 엔지니어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