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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김장수 신임 주중대사에 거는 기대와 우려
김장수 전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이 주(駐) 중국대사에 내정됐다. 1992년 한ㆍ중 수교 이후 군 출신이 주중 대사를 맡는 것은 23년 만에 처음이다. 국방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4강 대사를 맡는 것도 김 내정자가 최초다. 역대 10명의 주중대사는 대부분 고위 외교관 출신이었다. 특히 김대중ㆍ노무현정부에선 모두 외교가에서 잔뼈가 굵은 권병현ㆍ홍순영ㆍ김하중 대사가 10년간 대중외교를 책임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주중 대사였던 황병태 의원, 정종욱 외교안보수석도 외교통으로 분류된다.

뜻 밖의 인선에 기대 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꼿꼿 장수’ 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대북 강경론자로 분류되는 김 내정자가 외교 현장에서 요구되는 유연성과 전략적 수완을 발휘할 지 의문이다. 그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국가 안보실 위기관리센터가 초동 대처를 잘하지 못했다는 언론 지적에 “위기관리센터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다”고 했다가 책임회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무 감각의 부재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 일로 물러난 인물을 1년도 안 돼 핵심 외교 포스트에 기용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문성과 한ㆍ중 관계의 중요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보은ㆍ회전문 인사“라며 인선 재고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한ㆍ중 외교의 지평이 경제 중심에서 외교ㆍ안보로 넓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김장수 카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의 심중을 헤아리는 측근이자 중량급 인사를 보내는 것은 중국에 한ㆍ중관계를 중시한다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당장 한ㆍ중 간 최대 현안인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푸는 데 군사전문가이자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경험을 가진 김 내정자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은 최근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거론하면서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미국은 추진의사를 밝혔다. 이런 미ㆍ중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김 내정자가 부임 직후 해결해야 할 급선무이다.

김 내정자가 궁극적으로 명운을 걸어야 할 과제는 중국을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의 지렛대로 삼을 초석을 놓는 일이다. 사드만 해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대처 때문에 발생한 문제 아닌가. 북한과 중ㆍ러 사이의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시점인 만큼 최전방에 있는 주중대사의 책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 내정자의 어깨에 남북문제의 향방도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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