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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명절의 가치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요즘 힐링의 전도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정호승 시인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일부다. 시에선 상반되는 현상과 가치가 반복된다. 그늘과 햇빛,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지 않는 사람…. 그것이 삶의 진실이다.

시인은 그늘이 없는 사람은 없으며, 그 그늘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고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노래하고 있다. 상처를 감싸안고 공감하는 것이 최고의 사랑이다.


시는 계속된다.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곧 설 연휴다. 올해는 연휴가 5일로 길어 최대의 민족대이동이 펼쳐질 것이라 한다. 떨어져 있던 가족을 만나고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청년층은 청년층대로, 주부나 중년층, 노년층은 그들대로 팍팍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취업난은 어느 때보다 심하고, 살림살이는 어려워지고, 중년층은 대책없이 은퇴에 몰리고 있다.

이번 연휴에 이런 힘겨움을 감싸안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명절의 가치를 살리는 일일 것이다. 그 첫걸음은 공감이다.

취직이나 결혼, 가정 문제 등 가슴을 찌르는 질문에 앞서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 그래서 설 명절이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시간이 된다면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이해준 선임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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