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의 문무왕은 한반도 중심부에 있는 이 평원을 사통팔달의 군사, 물류의 요충지로서 중시했고, 서라벌 다음 위상의 거점도시인 5소경 중 하나로 지정해 북원경(北原京)이라 칭했다. 고려를 세운 왕건은 북원경을 ‘나라의 위세를 좌우할 중요한 기반’이라는 의미로 ‘원주(原州)’라는 이름을 붙였다.
원주의 중요성은 사서 곳곳에 나타난다. 고려 고종은 군사요충지인 이곳을 ‘나라의 면모를 새로이 하는 기반’이라는 뜻의 일신현(一新縣)으로, 충선왕은 ‘나라의 안녕을 결정 짓는 곳’이라는 의미의 성안부(成安府)라 부르기도 했다. 조선의 이성계가 1395년 원주를 강원도의 수부(首府)로 삼은 이래 이곳은 500년간 강원도 도청소재지 역할을 했다.
원주는 삼국이 한 번 씩 지배했고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아우름과 탕평의 고장이다. 올해로 시 승격한지 60년된 이곳에 세종시 만큼이나 많은 공공기관이 모여들고 있다. 10일 한국관광공사가 ‘원주시대’ 개막을 알리는 등 내년까지 12개 기관이 들어선다. 부산 등에 이어 공공기관 이전 4위 도시이다.
푸근한 인심, 사통팔달의 편리함, 즐거움 넘치는 주변 인프라 등 원주의 특성은 나라의 얼굴인 관광과 딱 들어 맞는다. 관광공사의 원주시대가 국민행복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함영훈 선임기자/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