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ㆍ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 지금 중소기업 채용 시장에서는 이 보다 상황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는 것 처럼 보인다.
겨우내 추위를 이겨내고 새로운 봄이 찾아오는 3월이 되면서 다수의 대기업들이 속속 2015년도 상반기 채용공고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중소ㆍ중견기업들만은 이 흐름에서 비켜서 한껏 몸을 움츠리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장기화된 불황 속에서 중소ㆍ중견기업들은 경영난을 피하기기 위해 각종 경비를 절감해야하고, 이는 곧바로 긴축 경영을 통한 고용 축소로 이어지는 ‘고용절벽’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취업포털 알바천국에 의뢰해 중견ㆍ중소기업 290개사 및 20~30대 구직자 133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7일간 실시한 ‘중견ㆍ중소기업 채용계획 및 구직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중견ㆍ중소기업 가운데 65.5%(190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올 해 채용인원을 지난해보다 줄이거나 동결할 계획이다. 특히, 14.8%(43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올 해 상ㆍ하반기 공개채용을 실시하지 않고, 채용 계획 역시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 이 같은 흐름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청년층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월 청년(만 15~29세) 공식 실업자는 39만5000명(실업률 9.2%)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보조 지표로 발표하는 체감실업률로 계산할 경우 수치는 21.8%(107만1000명)까지도 높아진다.
취업전문가들도 이 같은 중소ㆍ중견기업의 일자리 감소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중소ㆍ중견기업에서의 고용한파 현상은 향후 대기업까지 포함한 전체 채용시장 위축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중소ㆍ중견기업의 채용동향은 향후 전체 채용시장을 견인하는 키나 마찬가지”라며 “중기들이 채용축소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은 경기상황을 회복보다는 침체 쪽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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