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AIIB는 경제적 실리, 사드는 안보 차원서 결단해야
한국이 세계 양강(G2)인 미국과 중국의 이해가 충돌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가입과 사드(THAADㆍ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을 두고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에 몰렸다. 중국은 올해말 출범하는 AIIB에 한국이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할지 여부를 이달 말까지 결정하라고 재촉하고 있다. 청와대가 ‘3No’ 입장을 견지했던 사드도 다음 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7차 한ㆍ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 회의 의제에 올라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모호성’ 우산에 숨어 양 쪽의 눈치를 볼 시기가 다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AIIB는 기본적으로 30년간 고성장을 마감하고 중성장기로 진입한 중국이 경제를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 신(新)실크로드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마련이 1차 목표다. 중국에서 아시아ㆍ중동을 거쳐 유럽ㆍ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육ㆍ해상 교역로에 도로 철도 항만 등 인프라를 구축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최소 5조달러 규모의 아시아 인프라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세계 주요 국가에 손짓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전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 대표되는 미국 중심의 국제 통화금융 질서에 대항해 중국 중심의 신국제 통화금융 질서를 구축하려는 전략의 하나다. 중국은 IMF에 대응해 긴급외환보유기금(CRA), WB에 대응해 신개발은행(NDA), ADB에 대응해 AIIB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이런 중국의 속셈을 알면서도 실리를 추구하는 차원에서 AIIB 참여를 결정했다. 그러자 미국도 “AIIB 가입 여부는 주권국이 결정할 문제”라며 종전의 강경한 반대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런 마당에 우리가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요청을 애써 거부할 필요는 없다. 중국 위안화의 위력이 점점 강해지는 국제금융 질서 변화도 염두에 둬야한다. 중국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은 적극 주장해야 한다.

하지만 사드의 경우는 AIIB와 달리 미국의 손을 들어주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 사드 자체가 북핵 방어용이고 한국에 배치될 X-밴드 레이더의 유효 탐지거리를 600㎞로 설정하면 중국 감시용 이라는 논란도 피해갈 수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사드 논란은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묵인해 온 데 원인이 있다. 대중(對中) 관계는 경제분야에서는 유연하게 하더라도 안보 문제는 분명히 선을 긋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