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시 신속한 결제의 걸림돌이 됐던 보안프로그램 ‘액티브X’가 26일부터 사라진다. 지난해 3월 규제개혁 논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천송이 코트’를 언급하면서 간편 결제가 최대 과제로 대두된지 1년 만이다. 액티브X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는 보안프로그램으로 IE를 많이 사용하는 국내에서만 유독 표준화돼 대표적 규제로 꼽혀왔다. 카드사들은 액티브X 폐지에 이어 내달부터는 보안프로그램 설치 필요없이 아이디(ID)와 패스워드(PW)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페이팔이나 아마존과 같은 ‘원클릭 결제’를 할 수 있게 돼 가 국내 온라인 쇼핑의 결제시스템이 전환점을 맞게 된다.
액티브X 퇴출과 간편결제 시스템의 도입이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우리나라가 한참 뒤처졌던 해외 직접구매(직구) 시장에서 일대 반격에 나설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발달로 ‘국경 없는 소비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해외 직구는 폭발적으로 늘어 온라인 무역역조가 심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는 15억4492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역(逆) 직구는 2809만 달러에 그쳤다. 직구 금액이 역직구의 무려 55배에 달하는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 전자상거래 무역적자가 2010년의 5.6배로 매년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상황을 반전시킬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역 직구 시장에서 ‘한류’ 붐을 일으키려면 나라별 전자상거래 시장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로 역직구 시장을 들여다 보면 미국은 의류와 액세서리, 중국과 일본은 화장품, 인도네시아는 음반 등 국가별로 선호하는 한국 상품의 종류가 조금씩 다르다. 중국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와 큐큐(QQ) 메신저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소비자들이 신뢰를 갖고, 미국은 결제 시스템을 최대한 간소하게 운영해야 하는 등 ‘먹히는’ 마케팅과 영업 방법도 차이가 있다. 여기에 나라별로 천차만별인 관세 혜택, 상표권과 인증 등 법률적 문제, 배송 환경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부분이 중소규모인 국내 온라인 쇼핑몰이 감당하기에는 벅찰 수 밖에 없다. 무역협회, 코트라 등 전문 기관들이 나서 효과적 지침과 전략을 제공해야 한다. 정부도 해외통관 절차, 관세신고, 대출ㆍ보증 등 중소기업들이 사업을 펼치는 데 문제가 없는 지 살피고 원스톱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