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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성장의 한계
세계적 싱크탱크인 로마클럽이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라는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50여년 전인 1972년이었다.

당시 환경오염과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전문가들이 세계인구와 자원고갈, 환경오염, 산업생산 및 서비스 등 5가지 항목에 대한 컴퓨터 시물레이션을 진행했다. 보고서는 당시의 경제 모델과 추세를 지속할 경우 100년 안에 성장의 한계에 도달하고 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해 세계를 뒤흔들었다. ‘지구 행성’의 유한성과 끝없는 성장의 불가능성을 처음으로 일깨워준 것이었다. 동시에 성장 신화에 젖은 경제시스템과 생활양식 등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한 보고서였다.

이후 이에 대한 검증작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인류의 미래를 너무 비관적으로 보고 과학기술의 발전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이 시물레이션의 타당성을 확인했다.

호주의 물리학자 그레엄 터너는 1970년부터 2000년까지 30년 동안 5가지 항목의 실제 변화가 40년 전의 보고서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스템의 붕괴를 준비하는 것이 붕괴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결론을 내리기까지 했다.

우리 경제도 40여년 동안의 고성장을 지나 저성장 또는 제로성장 국면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전체인구는 2030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성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날 때다. 사실 우리경제의 문제는 생산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 시스템과 생활양식, 사고방식의 문제이며, 이의 근본 변화가 필요한 때가 된 것이다.
 
이해준 선임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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