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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4년만에 반토막난 대기업 순익, 신성장엔진 찾아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496개)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2.96% 줄어든 91조원으로 집계됐다. 연결기준 재무제표가 의무화된 2011년 이후 최저치다. 기업의 기초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이 기간 중 가장 낮은 5.02%까지 떨어졌다. 1만원어치의 제품을 팔아 남긴 영업이익이 502원에 그쳤다는 의미다.

대기업이 주축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수익성은 매년 악화되고 있다. 2010년 7.55%에 달했던 매출액 순이익률은 지난해엔 5.02%까지 밀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의존도가 높다보니 이들 기업의 실적에 따라 부침현상이 뚜렷하다.

이런 추세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공정위가 1일 발표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61곳의 당기순이익은 4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5조7000억원 줄었다. 대기업집단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81조7000억원 수준이었지만 해마다 내려가더니 올해는 4년 만에 반토막 난 것이다. 기업의 실적이 쪼그라든 것은 곧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식고 있다는 의미다. 2일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 3.3%에서 재화와 서비스 수출의 기여도는 1.5%포인트였다. 성장률 중 수출 기여도가 차지하는 비중인 기여율은 45.5%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8.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2001년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과거 두자릿수까지 치솟았던 수출 증가율이 2012년(-1.3%), 2013년(2.1%), 2014년(2.4%) 등 최근 3년간 부진하고, 올 1분기 까지 이어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국내 기업들이 ‘저성장의 덫’에 빠진 것은 엔저로 무장한 일본에 밀리고, 기술력이 우리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의 공세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로존 침체의 지속, 저유가에 따른 수출환경 악화도 큰 요인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의 부진을 이런 대외여건 탓으로 돌린다면 아무런 돌파구도 마련할 수 없다. 원화 약세와 중국 특수라는 우호적 환경이 걷혀진 현실을 직시하고 창조적 혁신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하는 수 밖에 없다.

신수종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창조적 혁신은 기업 스스로의 몫이지만 정부도 대외여건 변화에 대응하는 산업정책과 환율정책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기업의 활력이 떨어지면 소득주도 성장론도,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도, 청년실업 문제 해결도 물거품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노사정 대타협은 기업들이 새로운 물꼬를 트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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