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는 대리 직급의 여성 직장인입니다. 팀 내에 동료가 한 명 있는데 얼마 전에 2인 1조인 파티션을 같이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동료가 수시로 팀원들 험담을 해서 지내기가 불편합니다. 저는 성격이 신중한 편이라 그런 이야기 자체가 상당히 거슬리는데 동료는 성격이 너무 활달해서 쉽게 말하고 별로 마음에 담아 두지도 않습니다. 자리를 옮겨 달라고 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다른 좋은 방법이 있는지요?’
자리를 옮겨 달라고 하는 건 안 좋은 생각이다. 달리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갑자기 자리를 바꿔달라면, 삼척동자라도 ‘나 싫어서 그러는 거’ 다 알 텐데 그 뒷일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정답은 질문자의 마음 속에 있다. 이 분이 자신은 신중한 성격의 ‘좋은 나라’이고 동료는 함부로 말하는 ‘나쁜 나라’인 것처럼 표현했는데 원인은 여기에 있다. 즉 동료분이 팀원들 험담을 계속하는 이유는 동료들 들으라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이 분 괴로우라고 그러는 것이다. 왜 그럴까? ‘네가 신중하면 얼마나 신중한데, 그렇게 팔뚝이 굵어?’ 하는 미움이 있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동료를 ‘나쁜 나라’로 보지 말고 ‘좋은 나라’로 인정하는 것이다. 사실 이 두 분은 서로 마음 속에 상대의 성격을 부러워하는 측면이 있는데 그 점을 숨기고 나만 옳다고 하다 보니까 애증이 뒤바뀌는 처지가 된 것이다. 지금 당장 ‘나도 저렇게 활달하게 말 좀 해봤으면’ 하는 속마음을 동료에게 한번 솔직히 털어놓아 보기 바란다. 그러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다. 즉 누군가가 ‘이 대리는 뭐 그렇게 말이 없냐? 정말 답답해!’라고 할 때 바로 파티션 동료 분이 나서서 ‘야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마. 이 대리가 얼마나 속이 깊은 사람인데!’라고 흑기사가 되어 주는 기적이 현실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직장인들이여!! ‘나는 좋은 나라고 너는 나쁜 나라다’라는 이분법을 버려라! 이 세상에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사람은 없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