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민간 투자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새로운 민자 사업 방식을 내놨다. 지지부진한 민자사업을 활성화해 화급한 실물경제 부양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경제성장과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고 풍부한 민간 유동성을 활용해 목타는 건설경기를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정된 민자 프로젝트는 만성적 교통 체증으로 국민 불편은 물론 물류 비용이 증가해 하루 속히 건설해야하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지난 2005년 이래 10년째 제자리 걸음인 서울 경전철 목동선을 비롯한 6개 노선과 경인고속도로 양천 신월나들목~인천 서인천 나들목(IC)사이 지하화 사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사업이 활성화되면 총 7조원대를 상회하는 자금이 투입돼 경기 회복을 견인하게 된다.
이를 위해 새로 내놓은 민관 공동투자 사업 방식 역시 평가할만하다. 수익과 위험을 정부와 민간사업자가 공동으로 분담하는 위험분담형(BTO) 방식과 손실이 발생하면 민간이 30%를 선책임지고 그 이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전하는 손실보전형은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획기적 방안이다.
현행 민자사업은 사업과 운영 전 과정을 민간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구조다. 그러나 이번 두 가지 방식은 모두 정부와 민간이 시설투자비와 운영비용을 분담해 리스크와 수익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동안 민자사업이 혈세 먹는 하마로 인식되면서 국민의 지탄을 받아온 현실과 민간 리스크가 커 사업을 기피해 온 단점을 합리적으로 혼합했다. 민자를 적극 유도하면서도 세금을 축내는 사업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건설업계의 환영분위기도 여기에 기인한다.
하지만 기존의 민자사업은 사업 시행 방식보다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치않아 사업비 부풀리기 등 각종 비리가 난무했다.이를 감안해 보다 투명한 사업 공개 검증 시스템을 확보하는게 절대 필요하다. 눈감고 아웅하는 끼리끼리의 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한 비리는 만연될 수 밖에 없고, 국고는 털리게 마련이다. 과거 ‘당근’으로 제시했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의 덫에 걸려 매년 수천억원의 혈세를 쏟아붓은 폐단이 반복될 개연성이 높다. 민자 추진 주체도 선진국 처럼 건설업계가 아닌 금융권에 맡기는 방안도 적극 고려돼야 한다. 예대 마진만을 의지하는 금융산업의 낙후성을 탈피하기 위해서도 금융컨소시엄이 앞정서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