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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장용동]기업형 임대 주택 입법 유감
지난 주말 3가족 부부가 참석한 광교신도시 후배의 집들이는 탄성의 연속이었다. 봄꽃이 활짝 핀 뜨락과 넓은 잔디밭 테라스, 야생화 단지는 오래된 기존 아파트 단지를 뺨칠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그뿐만 아니다. 실내의 고품격 인테리어와 사각 지대를 이용한 실속 공간은 중년 주부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베란다와 부엌의 짜투리 공간에 나홀로 취미 공간으로 꾸며 홀딱 반하게 한 것이다. 이들의 환호와 탄성은 이 아파트가 임대 아파트라는데서 폭발(?)하고 말았다. 분양 자격과 임대 조건 등 임대 분양 받아 이사 가는 얘기가 화두였음은 물론이다.

임대아파트 이미지가 변하고 있다. 특히 중산층용 임대 주택이 선을 보이면서 ‘임대아파트=저급 이미지’의 등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집을 사봤자 별 이득이 없는 투자환경 변화와 고령화 등에 따른 자가보유패턴 변화로 임대주택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질수밖에 없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7년째 전세난이 계속되고 임대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55%대에 이르는 임차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도 여기에 기인한다. 월세시장 급팽창과 이에 대응한 임대주택 확대 공급은 주택 정책의 핵심이 될게 분명하다.

정부가 도입을 서둘고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은 이를 해결할 현실적 방안이라는데 큰 의미를 갖는다. 공공임대를 비롯해 ,국민임대, 보금자리, 행복주택 등 공공 부문의 서민 임대주택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민간 임대 물량은 되레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2006년 84만 가구에 달했던 민간 임대는 2013년 기준, 64만가구로 줄어 들었다. 분양전환 등으로 자가주택으로 변한 것이다. 기업형 임대주택은 재원 부족과 공급 확대라는 이중적 딜레마를 극복하고 건설경기 부양과 금융의 후진적 경영 구조를 바꾼다는점에서도 기여 효과가 클 것이다. 위례신도시를 비롯해 동탄2, 김포 한강신도시 등지에서 건설업체와 금융권이 진출 채비를 서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기업형 임대 도입을 위한 입법이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지연되고 있는 점은 심히 유감이다. 월 최고 임대료가 149만원에 달해 중산층의 실질적 지원이 되지 못하고 사업자에게 토지분양, 세제혜택 등 지원이 너무 많다는게 논란의 핵심이다. 물론 임대료 등을 치밀하게 산정해서 모델을 만들고 사업자에 특혜시비가 없도록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분양주택과 단기사업에 젖어 있는 우리의 주택사업과 금융권의 현실을 감안하면 일정 부분 유인책은 불가피하다. 기업형 임대의 성공여부가 바로 유효 수요가 있는 곳에 적정 규모의 공급를 지속하는데 달려있다. 이를 위해서는 택지 공급 및 및 세제, 금융 지원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전체 임차가구의 53%가 기업형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일본은 임차가구의 80%를 민간임대회사가 관리하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기업형 임대가 박근혜 정부 임대 주택으로 끝날 것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를 되짚어봐야 한다. 여야의 공과를 따지고 총론 찬성, 각론 반대의 구시대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제대로 된 주택정책이 나오게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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