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9 재보선이 새누리당의 압승, 새정치연합의 전멸로 막을 내렸다. 새정치연합은 고개 숙여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새누리당이 환호할 상황은 아니다. 새누리의 승리는 야권 분열에 따른 어부지리(漁夫之利 )일 뿐이다. 여기다 투표율은 36%에 그쳤다. 여전히 민의를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정치 무관심과 정치혐오가 반영된 결과로 보는게 옳다. 정치권은 이번 재보선을 냉정히 판단하고, 자숙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제 정치는 국정의 핵심, 경제를 돌봐야 한다. 재보선 선거판을 키운 탓에 경제가 뒷전으로 밀린지 오래다. 특히 일자리 창출과 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각종 경제활성화법안은 국회에 게류된 채 수북히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다.
한 연구소는 서비스발전기본법을 기반으로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면 오는 2020년까지 청년 일자리가 35만개 창출되고 GDP(국내총생산)가 1% 포인트 증가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소모적인 정치논쟁만 벌이면서 법안처리에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의료민영화를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에 야당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사실이 그렇다면 이견이 있는 의료 민영화 부문은 따로 떼어내 처리하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규제완화도 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법안처에 속도를 내야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우리나라 규제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초과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시장규제 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1.46)으로만 개선되면 GDP가 1.6% 포인트 높아지고, 30만개에 육박하는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진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규제, 유통업 규제, 지주회사 규제 등의 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지금 저성장,고 실업률이라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디플레이션을 경고하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지도 오래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는 판국에 정치가 발목을 잡는다면 결과는 파국뿐이다. 봉급생활자들이 아까워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이 낸 세금 중 일부가 국회의원 세비로 쓰이는 거란 말이 돈다. 이제 밥값하는 국회이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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