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에서 근무하다가 1년 전에 지사로 발령받아 내려온 과장입니다. 그런데 후임자가 부하들을 너무 힘들게 해서 일부는 이직을 생각하고 있고, 일부는 체념상태로 될 대로 되라고 일을 한답니다. 저한테 상담을 해왔는데, 회사 차원의 손실이라 생각되어 그 쪽 팀을 맡고 있는 부장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부장에게 말하는 것은 현명한 처신이 아니다. 물론 그 부장님하고 평소에 아주 친해서 격의가 없다면 사석에서 ‘선배님, 요즘 그쪽 팀 아이들이 힘들어 하던데 한 번 이야기나 들어보시지요?’정도로 귀띔하는 것은 괜찮다. 그런 친분이 없는 데도 대승적으로 나선답시고 문제를 제기하면 결론은 두 가지이다.
당장 이 과장은 ‘남의 부서 걱정 말고 당신 부서 일이나 잘 하시오!’라는 힐난을 들을 것이요, 본사 직원들은 ‘당신들은 어디 소속이야? 다들 지사로 과장 따라서 가고 싶어? 왜 직접 나한테 보고를 안해?’라는 질책을 들을 것이다. 그리고 누가 이야기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의 말을 전적으로 믿으면 안 된다. 후임 관리자와 사이가 안 좋아서 험담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먼저 사실인지를 확인해야 하고 만약에 그 말이 사실이라 해도 일단 부하들이 직접 부장에게 보고를 먼저 하도록 하고 본인은 조용히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문제가 정말 심각해 질 때 본사로부터 SOS가 올 확률이 높다. 이직하려는 부하들을 설득해 달라든지, 아니면 아예 다시 와서 팀을 맡아달라든지 할 때, 바로 그때 나서는 것이 프로다운 처신이다.
관리자들이여!! 내가 떠나고 나서 조직에 문제가 많다는 말은 나에 대한 칭찬이기 때문에 솔깃해질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처음 부임했을 때에도 일부 부하들은 전임자에게 달려가서 ‘과장님, 새로 오신 팀장이 문제가 많습니다’라고 하소연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