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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혼육아 부모님들 ‘아이고, 허리야’
영유아 70%·미취학 35% 조부모 손에
척추질환 내원환자 50% 이상이 5060


김모(65세) 씨는 맞벌이 부부 생활을 하는 친딸을 위해 4년 째 손자를 돌봐주고 있다. 손자를 따라다니면서 먹여주고 업어주고 씻기는 일부터 옷 입혀 유치원 보내는 일까지 여간 힘에 부치지 않는다. 아침 7시30분부터 손자를 유치원에 보내기까지 족히 2시간 넘게 중노동에 까까운 시간을 보내다보니 허리에 무리가 오기 시작해 찾은 병원에서의 진단명은 ‘심한 어깨 결림’과 척추 간의 간격이 좁아지는 ‘척추관 협착증’.

‘황혼육아’ 매달리는 나이든 부모님의 허리통증이나 몸이 크게 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맞벌이 가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배우 가구(배우자가 있는 부부 가구)는 총 1171만6000가구이며, 이중 맞벌이는 509만7000가구로 전체인원의 5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아동보육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0~3세 영ㆍ유아의 70%, 미취학 아동의 35%는 최소 낮 동안 조부모나 외조부모가 돌보고 있다. 실제 세연통증클리닉이 올해 1~4월까지 약 3개월 동안 척추관 협착증이나 허리통증 질환으로 병원을 내원한 환자 총 1000명을 조사 분석한 결과 50~60대 허리 환자는 총 560명으로 전체 환자의 50%가 넘었다.

연세가 있는 부모님들은 아이를 다루는 만큼 온 몸의 근육이 긴장하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이제 막 돌이 지난 10㎏의 남자 아이를 번쩍 들었을 경우,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은 서있을 때의 4.2배에 이르며 누워 있을 때의 5.6배에 달한다.

특히 아이를 키울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부위는 허리와 어깨, 팔목 등이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가급적이면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아이를 안고, 일어날 때도 무릎을 써서 일어나는 것이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아이를 앞쪽보다는 뒤쪽으로 안는 것이 허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초기라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나아질 수 있으나, 오랫동안 치료되지 않고 신경 증상이 심해지거나 변형이 심해지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 요통을 자주 느끼는 노인에게 자주 나타나며, 손과 발까지 시리고 저린 증상을 자주 보인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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