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는 시골의 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정수제를 넣어 깨끗해진 우물물을 해맑게 마시는 모습을 봤다. 현지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있는 영국인 교사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인 P&G사에서 정수제를 기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 기업이 하는 나눔이 보석같이 순수한 아이들의 웃음이라는 아름다운 꽃을 만들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에 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이 회사는 정수제를 캄보디아 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가난한 국가에도 기부 하고 있었다. 유니셰프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약 137만명의 아이들이 안전하지 못한 물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수제를 통해 전세계 많은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기업이 갖고 있는 핵심가치의 제품을 활용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었다.
필자는 직업상 많은 기업들을 관찰하게 된다. 지난 10년간 성공한 기업들을 세밀히 관찰하면서 합리적으로 일반화할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을 도출할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오랫동안 사랑 받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경영학 용어로는 지속가능성장이라고 한다. 캄보디아의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회사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나중에 소비의 적극적인 주체가 되었을 때, 이 회사의 훌륭한 충성고객이 될 것이다.
기업들이 이윤창출 대상인 소비자가 속한 사회 공동체가 성장하지 않으면 그들 스스로 성장할 수 없다.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다른 사업 영역을 개척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즉 이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은 사랑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지게 된 만큼 기업들의 사회공헌은 장기적인 전략적인 투자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조사결과 착한 기업과 투자수익률과의 높은 연관관계를 파악하고, 투자자들이 앞으로는 친환경성ㆍ기업지배구조ㆍ사회공헌 등의 비재무적 활동도 적극적으로 평가하여, 착하다고 판단될 때 투자를 하라고 조언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한국 기업들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활성화 하고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은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위의 글로벌 기업에 비해 기업의 핵심역량과 경영철학이 녹아들지 못한 단순 물질기부 중심이라는 것이다.
나눔이란 선한 사랑의 마음을 가슴 속 깊은 곳에 간직해 그것이 씨앗이 되어 싹이 트고 잎이 펼쳐지다가 결국 아름다운 꽃이 피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어 그것이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향기가 나는 꽃밭에 더 많은 꿀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우리 기업이 이러한 이치를 깨달을 때, 기업의 가치창출 활동의 근간인 밸류네트워크 구성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그들과 함께 지속가능성장을 이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