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활황세가 이어지고 있다. 재고 주택시장의 경우 지난 4월 거래량(12만488건) 및 누계치(39만541건)가 지난 2006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박근혜 정부 들어 지난 2013년 1분기에 불과 14만 976건에 달했던 거래량이 올 1분기에 27만 53건으로 2배 수준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거래량 증가에도 매매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2.3%(수도권 1.7%)가 올라 보합 수준에 머물고 있다. 거래 유형도 아파트 중심에서 연립, 다세대 주택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도 활기가 넘쳐 난다. 미분양이 15만 가구에 이를 정도로 침체 늪에 빠졌던 분양 시장이 빠르게 해빙, 순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지난 2006년 과열 시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이같은 시장 활황세를 감안하면 박근혜 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 정책은 성과를 내고 있는게 사실이다. 하우스 푸어와 전세 대책에서 헛발질한 점도 없지 않으나 시장을 살렸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특히 MB정부 들어 5년 동안 내내 풀지 못했던 부동산 3법의 통과와 집중적인 자가주택 지원책은 침체의 고개를 넘는 탄력의 분수령이 됐다. 연 10억원의 세비를 먹는 국회의원들이 쉰소리를 해대면서 틀어 쥐고 있던 부동산 시장 활성화 관련 법안을 늦게 나마 처리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택 시장의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고 지금부터가 문제다. 세금 유예와 면제, 정책자금 지원, 청약 자격 완화 등으로 단기 부양에 급급했던 정책을 접고 시장 구조 변화 대응 및 장기 안정적 정책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공급체계와 과잉 공급 문제만 해도 그렇다. 빅3 대형건설사가 연간 총공급물량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극심한 대기업 편중 현상과 택지 입찰에 1개업체가 30여개의 계열 및 협력업체를 편법 동원하는 현상황은 분명히 비정상적이다. 이같은 와중에 정부가 계획한 연간 유효물량 38만가구를 크게 넘는 50만 가구 이상의 공급이 계속되는 한 지난 2007년과 같은 과잉 공급 부작용과 후유증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주택업체의 정부의존적 구시대적 경영 패턴과 주택사업 편중에 따른 대중소업계의 불공평 해소, 실수요자 보호 차원에서라도 선분양 등 공급체계 관련 제도의 전면 개편은 절대 필요하다. 주택시장이 거주, 임대중심으로 급전환되는 등 구조적으로 빠르게 환경이 변화하는 점을 감안하면 자가 분양중심의 과잉 공급은 투자자는 물론 경제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주택공급관련 구조적 모순 과 비리을 청산하고 다지화되어 있는 금융 지원책 과 주거복지 지원책 등을 각각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택 정책의 방향 전환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규모 개발보다 구도시를 효율적으로 살릴 수 있는 과개발 억제 및 정비사업 촉진 체제 구축, 지역간 격차 심화에 따른 정책개발 역시 미래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정책이다. 단기 승부는 끝났다. 박근혜 정부 후반 2년의 주택 정책 성공은 여기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