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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교사 5명 중 1명이 교단에 선 걸 후회하는 현실
교육부와 전북 의회가 학생인권조례 효력을 둘러싸고 벌인 2년여 공방에서 사법부가 전북 의회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전북과 같은 입장을 취해 온 경기도, 광주시, 서울시 교육청 등도 법적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4개 교육청의 학생인권 조례안은 체벌금지, 복장ㆍ두발의 자유, 보충수업 등 강요 금지, 소지품 검사 금지, 정당한 학습권, 휴식을 취할 권리 등 비슷한 부분이 많다. 이같은 내용들은 일제식 교육과 독재정권의 영향에서 탈피한지 오래인 지금의 교육현장에서는 당연한 상식적이고도 보편적인 인권을 담고 있다. 그런데도 진보 진영 교육감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색안경’을 끼고 보게됐고 결국 보ㆍ혁 이념 싸움으로 변질된 측면이 없지 않다.

지금 교육 현장에서 학생인권조례 보다 더 절실한 것은 ‘교권 바로 세우기’ 일 것이다. 시·도교육감 17명으로 구성된 교육감협의회의 주도권을 진보 진영이 쥐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교권 보호 정책은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사례는 2009년 1600건에서 2012년 8000건으로 크게 늘었다가 지난해엔 4000건을 기록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뒤 증가세는 조금 꺾였지만 신고 안 된 사례를 감안하면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훈계를 했다가 폭언을 듣는 일은 다반사다. 학부모가 교실로 찾아가 교사의 머리채를 잡아 끌고 다니고 빰까지 때린다.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교사의 무릎을 꿇린 학부모도 있다. 심지어 학생이 교사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귀한 자식, 오냐오냐’하는 저출산 사회로 가면서 교권은 갈수록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 성균관대 조사에 따르면 교사 5명 가운데 1명은 교사 된 것을 후회한다고 답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9.5%를 두 배 넘는 수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우리 국민의 83%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닌 것으로 나왔다.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들이 3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는 것도 교권침해 영향이 크다.

교권 바로세우기는 국가의 미래 동량(棟梁)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비상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국회에 2년째 계류중인 교권보호법이 신속히 통과돼야 한다. 그러나 법적 장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부모, 학생, 교사의 교단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스승의 날’에 주어진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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