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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임정빈]농업부문 공공기관 종합 점검할 때
우리나라 농업은 전례 없는 위기 국면이다. 한때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위세를 떨쳤던 우리나라 농업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과 동시다발적 FTA 협상 타결 등 시장개방의 가속화로 잔뜩 움츠러들었다. 1970년대 30%에 육박하였던 국내총생산(GDP) 차지비중이 2%까지 축소되었고, 고용 비중도 50%에서 6%까지 감소하였다.

반면에 농업취업자 중 60세 이상 고령 농가 비중이 1970년 6.3% 수준에서 2013년 47.8%까지 증가하여 경쟁력이 취약한 인력구조를 보이고 있다. 도농간 소득 격차도 계속 확대되어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63%에 불과하다. 농업 구조조정이 이미 이루어진 선진국들과 달리 구조조정 초기 단계에서 WTO 체제와 FTA 협정을 통한 농산물시장 개방의 충격이 농업부문에 가중된 결과다.

농업분야는 다른 산업에 비해 생산성과 부가가치가 낮기 때문에 가만히 놔두면 도태되기 쉽다. 더욱이 농업은 식량안보, 환경보전, 농촌사회의 유지 및 국토의 균형발전, 전통사회와 문화의 보전, 생물다양성 유지, 토양보전 및 수자원함양 등 자체 특유의 다양한 비시장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래서 농업은 어느 국가에서나 공공부문의 역할이 중요한 분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도 국가 재정여건이 허락된다면 우리 농업에 대한 지원 폭을 더욱 늘려나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농림수산분야 정부예산은 2015년 기준으로 19조3000억원 수준이다. 2007년 대비 정부 총예산은 58% 넘게 증가하였지만 농림수산분야 예산은 같은 기간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재정지원 확대가 필요하지만 세수는 넉넉지 않고, 재원 배분의 우선순위는 사회복지 분야 등으로 집중돼 향후에도 재정지원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있는 곳간을 잘 활용하여 필요한 곳에 재원과 인력을 적절히 배분하는 운용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

농업분야 예산은 대부분 농진청, 산림청, 농어촌공사,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방정부 등과 같은 공공기관을 통해 집행된다. 그만큼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현실은 다소 실망스럽다. 공공부문은 갈수록 팽창해 가는데 농민들과 국민들의 체감도와 만족도는 크게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능력 있는 젊은 인재들이 농업관련 공공기관을 다른 분야보다 기피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분야 공공기관들의 종합적인 조직진단과 기능 점검을 통해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성 높은 사업수행 체제로의 이행이 강구되어야 한다. 농업관련 공공기관의 존재 이유는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촌발전에 있다. 농업관련 공공기관들이 자신의 핵심역량에 집중하면서 국민적 공감대 속에 사업추진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핵심사업과 기능,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사업과 기능은 더욱 강화되어 나가야 한다.

이제 우리 농업이 어디로 가야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농업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농가의 소득안정망 구축을 위한 합리적 대책과 실천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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