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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주 말 북한 땅을 밟는 순간 지금까지 추구해온 비핵화 목표에서 사실상 물러난 셈이 됐다고 미 시사지 애틀랜틱이 2일 논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애틀랜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에서 북한 지도자와 만난 것은 여러 의미가 있지만 아마도 이번 회동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양측간 최대 현안인 '비핵화' 이슈가 거론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1차 미북 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관한 것이었고 하노이 2차 회담이 비핵화의 의미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 접촉에서는 당초 미북 정상회담의 동인이었던 비핵화 이슈가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하고 1대1 회동을 거치면서 공개적으로 일체 북핵 프로그램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김정은 위원장 또한 마찬가지였다고 애틀랜틱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를 두 차례 언급했으나 그것도 ‘북한이 미국과 대화 기간에는 핵무기를 시험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애틀랜틱은 실질적인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회동을 ‘기세가 꺾인 야망의 산물’로 규정하면서 ‘두 사람은 처음(싱가포르) 모종의 일반적인 것에 합의했고 이어(하노이) 세부적인 것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으며 이번에는(DMZ) 기본적으로 서로 의견이 다르다는데 합의했다’고 꼬집었다.
하노이 회담 이후 트럼프 행정부 일부 관리들은 북한 측이 실질적인 비핵화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느냐가 3차 회담의 관건이 될 것임을 시사했으나“(우리가 아는 한) 북한 측으로서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은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작정 회담을 밀고 나갔다”고 애틀랜틱은 지적했다.
또 이번 DMZ 회동의 주요 성과는 양측이 실무급 관리 접촉에 동의한 것이나 이는 사실상 협상을 하노이 회담 이전인 6개월 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퍼시픽 포럼의 핵 전문가 데이비드 산토로 연구원은 DMZ 상에 나란히 서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진을 지적하며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틀랜틱은 산토로 연구원의 지적은 ‘미국이 갑자기 북한의 핵 보유에 관대해졌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함을 인정하는 것'으로 “따라서 그들이 제기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개적으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원칙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포괄적 타결과 시간적 느긋함’을 견지하면서 대북 제재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애틀랜틱은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러한 방식을 통해 ‘최악의 경우 북한이 추가적인 핵 및 미사일 시험을 자제하는 완화된 절차와 그리고 최선의 경우 북한이 제재압박에 못 이겨 획기적인 핵 양보를 내놓는’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애틀랜틱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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