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령 기준점 낮추는 방안 검토
[헤럴드경제]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주민들이 지진 경보를 받지 못해 불안감이 더 고조되고 있다고 미 NBC 방송 등이 5일 전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오전 10시 33분 캘리포니아주 LA에서 북동쪽으로 250㎞ 떨어진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에서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했지만 LA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지진 경보를 받지 못했다.
규모 5.5 이상 강진이 일어나면 모바일 앱을 통해 지진 경보 안내 메시지가 전달되지만 강진의 진앙이 LA 도심에서 꽤 떨어진 탓에 경보 발령 기준점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NBC LA 방송에 "어제 진도가 기준점보다 낮았던 건 사실이다. 시 관리들이 지진 발령 기준점을 낮추는 방안을 전문가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빅 원(Big One)’으로 불리는 대형 강진이 엄습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중하고 있어 취하는 조처로 보인다.
가세티 시장은 “대중의 히스테리(과잉공포)를 막을 수 있는 방도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새벽 4시께 리지크레스트에서 북동쪽 방향 모하비 사막에 가까운 셜즈밸리에서 규모 5.4의 여진이 일어나면서 공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영화 제작자 에바 두버네이 등 할리우드 유명인들도 소셜미디어에 지진 경험담을 잇달아 올렸다.
두버네이는 “LA에 평생 살았는데 '이것이 빅원인가'라고 난생 처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전날 강진은 '불의 고리'에 속하는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종말 영화'의 소재로 흔히 쓰이는 샌안드레아스 판(板)과는 다른 두 개의 판이 움직인 것으로 지질학자들은 분석했다.
전날 본진의 진앙인 셜즈밸리는 샌안드레아스 판과는 100마일 넘게 떨어져 있다.
NBC 방송은 일부 지질학자들의 의견을 인용해 "캘리포니아를 기다란 상처처럼 가르고 있는 샌안드레아스 판이 실제로 움직인다면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한 지질분석에서는 향후 30년 안에 캘리포니아에서 이런 규모의 강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돼 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지질학자들은 규모 8.0에 가까운 빅원이 전날 강진보다 125배 이상 강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994년 57명의 인명 피해를 낸 노스리지 지진보다도 44배나 강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역대 최악의 지진은 190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난 규모 7.9의 강진이다. 당시 3천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됐다.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은 재난 영화의 소재로 스크린에 자주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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