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게 패할 경우 지배력에 치명타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대(對)미 강경노선을 견지, 격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국과의 ‘경제 전면전’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 등으로 시 주석의 리더십이 상처를 입고 있으며,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지배력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민족주의를 앞세운 ‘강경 외교’만이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란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은 공산당과 대중 선전에 있어서 자신의 지배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시 주석이 중국이 입을 수 있는 경제적 피해를 불사하고서라도 강경노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시 주석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9월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국영기업에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위안화 약세를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초강수’를 뒀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빅터 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현재 시 주석은 자신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에도 굴복하지 않는 강력한 민족주의자임을 내비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강경노선을 포기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제로에 가깝다. 오히려 미국에 대한 보복카드가 중국 경제에 입힐 수 있는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역공’ 수위를 낮추지 않을 공산이 더 크다.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하거나, 굴복하는 듯한 모습이 비춰질 경우 가뜩이나 ‘내우외환’으로 도전받고 있는 시 주석의 리더십이 더 큰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산당 내부에서는 최근들어 ‘마오쩌둥 이후 중국 최고 권력자’라 불리는 시 주석에 대한 불만이 심상치않게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산당 일부는 시 주석이 너무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고, 실패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강경 외교로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제 사회의 반발을 불러일으킨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홍콩 시위에 대해 군개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 역시 지배력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6일에는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양광 대변인이 홍콩 시위를 겨냥, "불장난을 하면 타죽는다"면서 강경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NYT는 “시 주석은 약 7년 간 중국의 지도자로서 대륙 전역에 권위주의적 통치체제를 구축해왔다"면서 "하지만 홍콩 시위는 정작 본토 밖에 사건과 관련된 권력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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