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파제 시설 공사에서 국산 기술이 있음에도 일본 특정 공법을 반영해 억대 로열티를 지불하는 관행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신안 가거도항 방파제 조감도. [연합] |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전남 완도 청산도항 방파제 시설 공사를 놓고 국산 기술 대신 수억 원 대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일본 특정 공법이 반영돼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완도 청산도항 부두 공사의 경우 큰 파도로 인한 해안가 침식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외곽 구조물 소파(消波) 블록 제작에 일본 특허 공법인 시락(Sealock)을 설계에 반영됐다.
청산도항에 들어가는 시락은 8744여개로 제작비용은 40억 원(레미콘 포함) 가까이 된다. 또 일본에 지불해야 할 특허료도 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산도항 방파제 공사에 일본 특정 공법 적용을 결정한 2017년 11월 인천해수청 특정공법기술자문심의회는 특허료가 없고 항만 공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테트라포트(TTP)는 아예 심의서 배제한 채, 시락 등 일본의 특정 공법 4개로 한정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심의 당시 공사비 59억 원인 공법도 있었지만, 74억 원인 일본 공법인 시락을 선정,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목포해수청 관계자는 “심의 자료를 인천해수청이 내주기 어렵다는 답변을 했다”면서 “시락이 경제적 측면에서 우수했기 때문에 선정된 것 아니겠냐”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국내 기술 보유 업체들은 일부 특정 업체의 기술적용이 일본 특허에 편중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특정 업체에서 기본·실시설계를 한 국가어항이나 항만은 어김없이 시락이 반영됐다”며 “안 줘도 될 특허료를 일본에 주는 셈”이라고 했다.
완도군의회 한 의원은 “우리 기술이 있는데도 일본에 특허료까지 줘가면서 그들의 공법을 관행처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올해 3월 시작한 청산도항 정비공사는 522억 원을 들여 2026년 완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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