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골든 스테이트 킬러 42년 만에 붙잡아
‘계보찾기 사이트’ 친척 유전자 감식기능 큰 역할
역대 최악의 연쇄살인마 ‘조디액 킬러’ 검거 기대
골든 스테이트 킬러의 용의자인 제임스 드앤젤로(오른쪽)가 지난 달 2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새크라멘토 고등법원에 출두하면서 변호사 다이앤 하워드와 함께 판사의 말을 듣는 모습. [AP]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여성 10여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끝내 범인을 잡지 못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를 경찰이 33년 만에 DNA 분석을 통해 특정한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도 DNA를 활용해 장기미제 강력사건을 해결하고 있어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 수사기관이 최근 해결한 장기미제 사건 중 대표적인 것은 1970~80년대 미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40여 건의 강간과 10여 건의 살인을 저지른 이른바 ‘골든 스테이트 킬러’ 사건이다.
미 새크라멘토 경찰은 지난해 4월 골든 스테이트 킬러로 용의자 제임스 드앤젤로(72)를 특정했고, 그를 붙잡아 수감했다. 이는 사건 발생 42년 만으로, 화성연쇄살인에 비해 9년이나 더 오래된 사건을 해결한 것이다.
수사당국은 1980년 캘리포니아주 벤추라 카운티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현장에서 검출된 DNA를 단서로 수사망을 좁혀 용의자를 찾아냈다. 이 과정에서 ‘계보 찾기 사이트’의 친척 유전자 감식 기능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중부 아이오와주에서 DNA 추적 끝에 10대 여성 살인범을 39년 만에 검거했다.
아이오와 시더래피즈 경찰은 1979년 주차장에 있던 차 안에서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된 미셸 마틴코(18)의 살해 용의자로 제리 린 번즈(64)를 체포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27년 만인 2006년 피해자의 옷에서 타인의 혈흔을 발견했고, 그때부터 DNA 분석과 재수사에 돌입해 12년 만에 진범을 찾았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경찰국이 1973년 발생한 스탠퍼드대학 졸업생 레슬리 마리 펄로브 피살 사건의 용의자를 45년 만에 체포했다. 경찰은 현장 증거로 간직해온 DNA 샘플을 패러본 나노랩스라는 분석연구소에 제출해 유전자 지도를 제작했고, 이를 근거로 범위를 좁힌 끝에 존 아서 게트로(74)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처럼 미국 내 장기미제 사건들이 대부분 DNA 분석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계보 찾기 사이트가 도움이 되면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역대 최악의 연쇄살인마로 알려진 ‘조디액 킬러’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디액 킬러는 1969년부터 1970년대 초까지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와 인근 지역에서 총 37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 범죄사상 가장 극악한 살인마 중 한명이다. 용의자가 지역 언론에 점성술 암호를 섞은 편지를 보내 황도 십이궁을 뜻하는 ‘조디액’(zodiac)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