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차 심화·하나의 중국 ‘흔들’
중국이 10월 1일(현지시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 등 대대적인 행사를 벌인다. 70년 동안 아시아 최빈국에서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주요 2개국(G2)으로 성장한 중국은 강한 국력을 대내외에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년 넘게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과 17주째 지속되고 있는 홍콩의 반중 시위는 신중국 70주년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은 1일 베이징에서 육·해·공군과 로켓군 등 59개 제대의 장병 1만5000여명이 참여하는 초대형 열병식을 개최한다.
차이즈쥔 중국 열병식영도소조 부주임은 앞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열병식은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이 될 것”이라면서 “각종 군용기 160여대와 군사 장비 580대를 선보인다. 각 군 군악대로 구성된 1300여명의 연합군악대도 참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사열하는 이번 열병식에 신형 무기가 얼마나 등장할지 주목을 끌고 있다.
신무기 중에서도 중국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41’이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사정거리가 1만2000㎞가 넘는 이 미사일은 미국 수도 워싱턴 등 지구상 모든 곳을 타격할 수 있으며, 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베이징으로 향하는 모습이 목격된 ‘둥펑-17’ 탄도미사일도 열병식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건국 후 70년간 경제 규모가 1300배 이상 성장하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1952년 679억위안(약 11조4000억원)에서 2018년 90조309억위안(약 1경5154조원)으로 1325배 증가했다. 그러나 심각한 빈부 격차와 가계 부채는 사회주의 강국을 세운다는 명분을 무색게 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까지 경기 하강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이 주장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도 흔들리고 있다. 중국이 1997년 영국으로부터 돌려받은 홍콩에서는 ‘범죄자 인도법안(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시위가 반중 시위로 격화하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1일을 ‘애도의 날’로 규정하고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중국 최대 국경일에 ‘경축은 없다, 국상만 있다’란 주제의 시위를 벌임으로써 반중 정서를 표하겠다는 뜻이다.
시위대에 대한 무력 진압 가능성까지 시사한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를 둘러싸고 미국, 영국 등과 대립해왔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