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지난 8월 소매판매액이 294억 홍콩달러(약 4조5000억원)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해 소매판매가 급감했던 1998년 9월보다 더 가파른 감소치다.
홍콩 정부는 시위 사태로 인한 홍콩 방문 관광객의 급감과 무역전쟁으로 인한 소비심리 침체 등이 소매판매 급감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신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인 지난 1일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가 검은 옷을 입고 우산을 든 채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8월 홍콩 방문 관광객 수는 작년 동기 대비 40% 급감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소매업협회는 "아직 최악의 상황은 닥치지 않았다"며 "시위 사태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10월 소매판매 감소율은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 시위 사태는 부동산 시장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홍콩의 주택 가격은 지난 8월 1.4% 하락해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6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홍콩의 부동산 거래액은 364억 홍콩달러(약 5조6000억원)에 그쳐 전월 대비 14% 급감했다. 지난달 부동산 거래액은 최근 3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활동이 침체하면서 센트럴,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침사추이 등 홍콩 번화가의 8월 사무실 공실률도 일제히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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