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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A LAB]인니 CEPA 타결…韓 자동차의 신남방 시장 공략도 지금부터
- 아세안10개국·인도 아우른 ‘신남방’, 20억 인구에 구매력 높은 30대 多
- 美·中 대체 수출국으로 급부상…車 시장 2022년 454만대 규모 전망
- 일본차 브랜드와의 경쟁 불가피…한-인니 CEPA 타결·韓에 우호적인 감정은 긍정적 요인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로 수출에 타격을 입은 국내 기업, 특히 완성차 업계가 ‘신남방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30년까지 매년 6%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되며, 인구 수로도 14억 중국을 넘어섬에 따라 미국과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실질 타결로 자동차 관세 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의 동남아 진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억 인구에 구매력 높은 30대 많은 ‘신남방’…美·中 대체 수출국으로 급부상=신남방은 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타이·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 등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과 인도를 아우르는 지역이다. 아세안 10개국에 약 6억5000만명, 인도에 약 13억명이 거주하며 이들 11개 국가의 인구만 20억명에 육박한다.

뿐만 아니라 아세안의 경우 세계 6위의 경제 규모를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인구 절반이 30대 미만에 속해 구매력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10년 뒤 중산층 인구가 5억명에 달하는 세계 4위 경제권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은 전 세계 기업들을 신남방 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우리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17년 중국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 사태로 된서리를 맞은 이후 신남방 시장을 대표적인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하고 있다.

실제 최근 몇 년 새 미·중 수출 규모도 감소세다. 2015년 26%에 달했던 중국 비중은 2017년 24.8%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미국 비중은 13.3%에서 12%로 감소했다. 반면 불과 2000년만 하더라도 10위권 밖이던 베트남 수출은 2015년 4위, 2017년 3위(8.3%)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 아세안 수출도 전년 대비 5.2% 증가하는 등 신남방 시장의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완성차업계의 관심은 남다르다. 시장 조사기관 BMI에 따르면 2017년 321만대 수준이었던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5개국의 자동차시장 규모가 오는 2022년 454만대까지 약 4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인도 자동차시장도 2022년에는 중국, 미국에 이은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日, 넘어야 할 ‘산’…印泥와의 CEPA 타결·韓에 우호적인 감정은 ‘경쟁력’=일단 국내 완성차 업계의 인도시장 진출은 성공적이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인도 진출 21년 만에 현지 판매량 900만대를 돌파했다. 800만대 돌파 이후 16개월 만으로, 오는 2021년에는 1000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앞서 1998년 경차 쌍트로를 시작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는 첫해 인도 내수시장 2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3년 연속 인도 고객만족도 조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현지 업체를 제치고 인도 정부의 공용차로 코나EV가 선택받았다. 전기차 보조금을 중단하겠다는 중국 정부와 달리 인도 정부는 배기가스 감소 및 연료 수입 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2022년 3월까지 1000억 루피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2017년에는 정부기관 공용차 1만대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연기관차에 이어 전기차 시장 전망도 밝은 셈이다.

하지만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꽉 잡고 있는 아세안 지역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일본은 이미 1960년대부터 태국을 비롯한 아세안 지역을 자동차 생산기지 거점으로 삼고 이 지역에 부품기업과 생산시설을 구축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까지도 아세안 자동차 시장을 거의 독점 중이다.

실제로 올해 1~9월 기준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상위 10개 브랜드 중 8개가 일본차 브랜드이다. 이 가운데 1~3위 브랜드(도요타·다이하츠·혼다)만 합쳐도 점유율이 70.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아세안 자동차 시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태국의 경우에도 1~7위가 모두 일본차 브랜드였다. 1~3위 브랜드(도요타혼다마쯔다)의 합산 점유율 역시 인도네시아와 유사한 65.7%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전망은 밝다. 일단 인도네시아와의 CEPA 타결로 일본차와 비등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 점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다. 완성차 수출에 대한 5% 관세는 유지되지만 자동차용 강판과 부품 등에 대한 5~15%의 현지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만큼 현지에 완성차·조립 공장을 짓는다면 무관세로 차량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베트남 등 일부 아세안 국가가 아세안 회원국에서 수입하는 완성차에 대한 관세를 철폐해 동남아 수출 전진기지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아세안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란 점도 우리 완성차 업체들의 신남방 공략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해외문화홍보원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태국 국민들이 한국에 대해 각각 96.4점과 91.6점의 호감도를 보인 바 있다.

현대차도 한국 브랜드에 대한 호감 및 공급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3분기까지 베트남에서 총 5만4431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베트남에서 3분기 누적판매량 5만대를 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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