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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 맞는 남자도 있다” 스페인 극우정당, 여성폭력 규탄성명 거부 논란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거리에서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기념일을 맞아 여성들이 “우리는 우리가 살아있기를 원한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이운자] “세상에는 여자에게 맞는 남자들과 아내에게 죽임을 당하는 남편들도 있다.”

스페인 의회에서 세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한 극우 정당 ‘복스’의 하비에르 오르테가 사무총장이 여성 폭력 규탄 성명발표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유에 대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AP통신, 로이터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테가 복스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마드리드 시청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해당 선언문이 젠더 폭력의 한쪽 측면만 다룬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성명 발표에 동참하기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객석에서 야유가 쏟아지자 오르테가 사무총장은 오히려 청중들을 향해 “부정론자들”이라고 비난했다.

스페인 정치권에서도 중도좌파 사회당뿐만 아니라 중도우파 국민당에서도 오르테가 사무총장의 발언과 복스의 젠더폭력 규탄성명 불참 결정이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비난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사회당 소속인 카르멘 칼보 임시 부총리는 복스가 이번 결정으로 민주주의에 중대한 도전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고, 국민당 파블로 카사도 대표는 복스를 향해 폭력과 맞서 싸우는 데 힘을 보탤 것을 촉구했다.

복스의 행태에 분노한 마드리드 시민 수천 명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얼마나 많은 여성이 죽어야 하는가”등과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흔들며 복스를 규탄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시당국은 2004년 젠더 폭력에 관한 법이 만들어진 이후 초당적으로 젠더 폭력을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해왔으나 복스의 불참 결정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할 수 없게 됐다.

반(反)무슬림과 반페미니즘을 내세운 복스는 지난 총선에서 하원 의석(350석) 15.1%에 해당하는 52석을 차지하면서 사회당(120석), 국민당(88석)에 이어 제3당으로 이름을 올렸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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