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최저 찬성률…파업 동력 상실되던 올해 2월 파업 참여율과 비슷한 수준
XM3 유럽 물량 배정 차질 가능성…한국지엠도 강성 지부장 당선으로 대립 예고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기아자동차 노사가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한 날,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는 또 파업을 택했다. 잦은 파업으로 생산절벽에 내몰렸던 만큼 노조 내부에서도 역대 가장 낮은 찬성율로 파업이 가결되는 등 불안감이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쟁의 중재 중지 결정이 난 직후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66.2%(1363명)의 찬성을 얻으며 파업을 가결시켰다.
전체 조합원 2059명 가운데 1939명(94%)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반대는 27.4%(565명)이었다. 노조는 추후 대의원대회 등을 열고 파업 시기와 수위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찬반투표 찬성률이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만큼 조합원의 적극적 참여 등은 미지수다. 역대 찬성률을 살펴보면 2012~2013년이 94%, 2014년인 90.7%, 2017년이 89.9%, 2018년이 85% 등이었다.
이번 찬성률은 올해 2월 파업 참여율(60%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장기간 이어진 파업에 대한 피로감 및 파업으로 인한 생산절벽 가속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조합원 90%의 참여로 시작했던 파업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올해 5월께 40%대로 떨어진 바 있다. 이 기간 회사는 생산 차질 및 해외 물량 배정 난항 등으로 약 3000억원(추정치)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강경 일변도의 기업노조 방침에 반대하는 일부 조합원들이 제3 노조를 결성하는 등 노조 내부 갈등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노조 측이 당장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낮다. 회사가 지방노동위원회가 아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쟁의 조정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행정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라,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진 파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닛산 로그 생산 종료 후 본사로부터 XM3 유럽수출 물량 배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다시금 등장한 파업카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르노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등 XM3 유럽 물량을 노리는 경쟁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20년 내수시장에서 10만대를 팔겠다는 사측의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군산공장 폐쇄 이후 2년째 노사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지엠도 앞날이 캄캄한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진행된 임원 선거에서 강성 성향 후보가 신임 지부장으로 선출되며, 내년에도 첨예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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