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밀리고 중소기업에 치여
게임·부동산 등 포함 비제조는 양호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견기업들이 지난해 극심한 성장 정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증가율이 전년에 비해 무려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틈바구니에 껴 상대적으로 정부 지원 등에서 소외되고 있단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11일 처음으로 편제해 발표한 ‘2018년 중견기업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작년 국내 중견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1.4%에 그쳤다. 2017년 6.8%에서 5.4%포인트나 감소한 수치다. 대기업 증가율(2.7%)보다 낮고, 중소기업 증가율(5.9%)에는 한참 뒤지는 수치다. ▶관련기사 3면
중견기업은 업종별 평균매출액이 400~1500억원을 초과하거나, 자산총액이 5000억원~10조원인 회사다. 총 4157개 영리·비공공·비금융 회사가 이번 조사에서 중견기업으로 분류됐다.
중견기업 매출 증가율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대기업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2017년에도 대기업 매출은 7.9% 증가했지만, 중견기업은 6.8%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제조부문 중견기업은 지난해 1.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 같은 업종의 대기업(4.6%)과 더 큰 차이를 보였다. 비제조부문 중견기업 증가율(1.4%)은 대기업(0.6%)보다 높았지만, 중소기업(7.6%)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작년 중견기업의 총자산 증가율은 4.0%로 대기업(3.3%)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고 중소기업(10.9%)보단 크게 뒤쳐졌다. 중견 제조업체들의 경우 증가율이 3.0%로 대기업(4.7%)보다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이날 중견기업의 부진한 성장성의 원인으로 “대기업의 하청업체, 상대적으로 네임 밸류가 낮은 회사들, 부가가치 창출여력이 뒤쳐히는 기업들이 주로 중견 기업군에 포진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견기업들의 수익성도 대기업보다 뒤쳐졌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5.2%로 7.2%를 기록한 대기업보다 낮았다. 제조업의 경우 4.3%로 더 낮았고, 대기업은 8.9%였다.
단, 비제조업 부문 중견기업의 이익률은 6.1%로 대기업(5.3%)보다 높게 나타났다. 수익률이 양호한 주요 게임업체들이 여기에 속해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세전순익률도 4.8%로 대기업(6.8%)보다 낮았고, 제조업의 경우 3.8%로 대기업(9.1%)과 더 큰 차이를 보였다.
그나마 중견기업의 부채비율은 93.5%로 대기업(92.1%)보다 소폭 높았고, 차입금의존도(23.3%)는 대기업(23.8%)과 중소기업(38.2%)을 통틀어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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