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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현실적 농산물 구매 목표·계속되는 中의 침묵…美·中합의에 물음표
미국, 합의 타결 발표 당시 ‘400억달러’ 명시…중국, 구체적 수치 확인 안해
400억달러, 2013~14년 최고 수입 규모 대비 2배 이상…‘비현실적’ 지적도
미국은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서 미국산 농산물 400억달러 규모를 수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구체적 수치를 확인하지 않는데다 과거 수입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점에서 합의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사진은 미국 주요 농산물 생산지(팜벨트)의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은 1단계 무역합의에서 중국이 4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이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그 규모가 전례 없이 많은데다 중국 측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어 합의 내용에 대한 의구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약속했다고 미국이 밝힌 40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 수입량은 지난 20년 간 한 번도 없었던 비현실적 규모라고 지적했다.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3일 1단계 무역합의 타결을 발표하면서 중국이 향후 2년간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400억달러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추가 농산물 구매 노력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가 곧 최대 5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제시한 시간표대로라면 중국은 무역 전쟁이 일어나기 전보다 2배 이상 많은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해야 한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가장 많이 사들였던 때는 2013~2014년으로, 250억 달러를 수입했다. 하지만 현재 옥수수와 밀 선물 가격은 당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미국의 바람대로 중국이 400억달러라는 금액 목표를 충족하려면 물량 기준으로는 훨씬 더 많이 수입해야 한다.

WSJ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국 내 돼지고기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국산 돼지고기를 100억달러 정도 더 수입할 수 있지만 400억달러는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원자재시장 정보업체인 퍼스트초이스커머디티의 데이비드 마셜 고문은 WSJ에 “중국은 미국산 돼지고기가 필요하고 미국산 원두가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500억 달러나 필요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존 중국 수출길이 막혀 있었던 동물사료용 곡물, 해산물, 쌀 등의 장벽이 제거되면 판매규모가 좀더 늘어날 수 있지만 이 역시 400억 달러라는 목표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 내에서 400억달러 혹은 500억달러라는 희망 가득한 수치가 떠도는 것과 달리 중국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중국은 무역합의를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숫자는 언급하지 않고 ‘상당히’ 늘릴 것이라고만 밝혔다. 전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 목표규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더 이상의 소식은 없으며 업데이트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 역시 같은 날 2020년 경제 우선순위를 발표하면서 미국과 합의는 겉핥기 식으로 담았을 뿐 세부사항은 포함하지 않았다.

미국 CNBC방송은 “세부 사항의 상당 부분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회의론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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