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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화웨이, 中정부 80조 지원받아”
보조금·세금감면 등 혜택
화웨이-中당국간 ‘연결고리’
트럼프, 제재·압박 힘 실릴듯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750억달러(약 80조원) 규모의 막대한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설치된 화웨이 부스. [로이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수십 년 간 중국 당국으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웨이와 중국 정부의 연결고리를 의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세계1위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국책금융기관의 신용 제공, 세금 감면 등을 검토한 결과, 화웨이가 받은 총 지원금액이 750억달러(약 80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지원 금액이 가장 큰 것은 금융 부문으로, 1998년부터 최소 460억달러가 들어갔다. 구체적으로, 중국개발은행(CDB)와 중국수출입은행은 300억달러의 신용한도를 제공했으며 추가로 수출금융·대출 등 160억달러를 지원했다.

또 2008년부터 10년간 당국의 기술산업 부흥을 위한 인센티브 덕분에 250억달러의 세금을 아꼈다. 광둥성 동관 리서치센터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 소유 토지를 시가의 절반 가격에 사들이는 등 20억달러 가량의 할인 혜택도 받았다.

화웨이가 2008년부터 10년간 받았다고 밝힌 16억달러 규모의 정부 공식 보조금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5년간 화웨이가 받은 보조금 총액은 세계 2위 통신장비업체인 핀란드 노키아보다 17배나 많다. 3위 업체인 스웨덴의 에릭슨은 이 기간 단 한 푼의 정부 보조금도 없었다.

이 외에 1998~1999년 사이 지방세 탈세 혐의로 화웨이가 지방 정부와 소송을 할 때 중앙 정부가 개입해 몇 주 만에 해결하는 등 계량화하기 어려운 지원도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WSJ은 “막대한 지원 덕분에 화웨이는 세계 최대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경쟁사보다 30%가량 싸게 제품을 팔 수 있었다며 ”핵심 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은 여러 나라에서 흔하지만 25년 전 시작된 세금 감면 등의 지원은 화웨이와 중국 당국 관계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각종 데이터 등이 특수관계인 중국 정부 손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초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한데 이어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미국 기업 거래금리 명단에 올렸다.

무역협상 결렬을 선언한 지난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 깊이 연관돼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5세대(5G)이동통신 문제를 전담하는 특별대표 직책을 신설, 화웨이 견제 강도를 한층 높였다. 또 미 국방부는 자국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이 힘을 합쳐 오픈소스 기반의 5G기술 개발에 나설 것을 독려하면서 5G통신장비 시장에서의 ‘화웨이 죽이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화웨이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지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핵심 사안인 ‘공경경쟁’에 정면 배치되는 것인 만큼 향후 협상에 적지 않은 난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인민해방군 출신인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미국이 중국 정부와 관련설을 지적할 때면 이를 부인했지만 서방 정부와 언론은 꾸준히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23일 화웨이 퇴직자의 억울한 옥살이를 보도하면서 ”중국은 화웨이를 금지하는 국가들에 대한 보복 위협을 하고 있으며 부정적인 언론을 검열하는 등 중국 챔피언(화웨이)에 대한 비판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며 ”취재를 위해 기자가 화웨이 본사가 있는 선전시를 찾았을 때 줄곧 사복 요원이 따라다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관리들은 정부가 화웨이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지적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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