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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공습 후폭풍]“전쟁 불안·탄핵 대응용” vs “방어적 공격” 양분된 의회
의회와 소통 부재, 전쟁 불안 가중 등에 민주당 불만 폭발
“테러 위험 막기 위한 ‘결단’” 트럼프 옹호하는 공화당
탄핵 위기, 재선 등 정치적 국면 전환용 의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미군이 공습 살해한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모바일 섹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 지시에 대해 미 의회가 찬반론으로 양분됐다.

CNN과 AFP, 로이터 통신 등 다수의 외신은 3일(현지시각) 개원한 미 상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공습에 대해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사령관이 테러 주모자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개원 연설에서 “솔레이마니는 아무런 제약 없이 테러를 실행한 테러 주모자이자 악인(evil man)이었다”며 “10년 넘게 중동 전역을 불안하게 만드는 악랄한 활동을 지휘했다”고 비난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지시에 대해 “결의와 힘의 표시”라며 지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극우 성향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주에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인 마라라고 리조트를 방문했을 때, 잠재적인 작전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며 이는 “솔레이마니가 계획하는 미래의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한 방어적 공격”이라고 옹호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공습 계획에 대해 개별적으로 사전 통보를 받았지만 미 의회를 구성하는 민주당 측 인사들에게는 통보가 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정부가 군사 작전을 실행할 때, 이를 하원에 통보하도록 정해져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솔레이마니의 행적은 비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 소통하지 않았다는 점과 이후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변인을 통해 “솔레이마니 사살은 폭력의 위험한 확대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대해 “누구도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며 사필귀정을 강조하면서도 “트럼프는 우리나라(미국)를 또 하나의 끝없는 전쟁에 더 가깝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솔레이마니 공습이 사전 통보나 의회와의 협의 없이 이뤄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상원 원내대표는 중요 작전을 미리 통보받는 여야 지도부 8명의 일원이지만 아무런 통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공습이 탄핵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의 국면 전환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상원의 탄핵심판 개시를 앞두고 있다.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해, 탄핵소추안 결의가 불투명하지만 재선 등을 감안하면 보수층 결집을 위한 카드로 이란 공격을 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란과 북한 등 대외정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보수 성향 지지층 결집이 절실한 상황이다.

과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하원의 탄핵 표결을 앞둔 1998년 당시 이라크에 4일간 폭격을 명령한 바도 있다. 당시 공습으로 표결이 4일간 미뤄지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도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내부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이란 공격 카드를 활용할 것이라며 맹렬한 트위터를 날린 바 있어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 11월 29일 트위터에 “재선이 되기 위해 버락 오바마는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 올린 바 있다. 11월 대선 전까지 며칠마다 한 번씩 비슷한 내용의 트윗을 날렸다. ‘2011년 트럼프’의 주장에 비춰보면 트럼프 대통령도 스스로 탄핵 내지는 재선 등 정치적 국면 전환을 위해 솔레이마니를 공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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