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삼성전자가 5G(세대)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의 5G·4G LTE 망설계·최적화 전문기업을 인수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북미 뿐아니라 전 세계 5G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4일 미국의 네트워크 망설계·최적화 전문 기업 텔레월드 솔루션즈(TeleWorld Solutions)에 대한 인수계약(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 네트워크 기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G 상용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이동통신에 활용되는 주파수와 기지국이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 망구조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효율적인 망설계·최적화 기술이 5G 커버리지 확보의 핵심 역량으로 꼽히며 텔레월드 솔루션즈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설립된 텔레월드 솔루션즈는 미국 대형 이동통신사업자, 케이블 방송사 등에 망설계·최적화·필드테스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특히 대량의 필드데이터 기반 네트워크 검증분석 자동화 기술을 자체 개발해, ▷실내외 기지국 최적 위치 선정 ▷무선신호 간섭원 추출 ▷기지국 셀(Cell) 설계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기존 대비 50~90% 가량 절감해주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갖췄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시장인 미국에서의 점유율 확대도 인수 결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의 경우 일부 도시에서만 5G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고, 5G 구축에 필요한 네트워크 인프라 설계외 최적화 등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그 동안 미국에서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2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기도 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가 지난해 말 유무선 통신 사업자 ‘비디오트론’(Videotron)에 4G LTE-A와 5G 통신솔루션을 공급하며 처음으로 진출한 캐나다 5G시장에서도 보다 효율적으로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4G LTE 서비스에 머무르고 있는 캐나다는 올해 하반기 G LTE-A와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부사장은 “미국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에 5G·4G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며 “텔레월드 솔루션즈의 전문인력과 차별화된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해, 2020년 북미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한국, 미국, 중국, 일부 유럽 국가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5G 상용화는 올해엔 일본, 프랑스, 러시아 싱가포르, 캐나다 등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조2000억원 수준에 그쳤던 5G 시장 규모도 올해 117조3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도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이 화웨이 30%, 삼성전자 23%, 에릭슨 20%, 노키아 14%로 집계된 것이다. 2018년 5%에 불과했던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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