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와 다른 야생동물 사이에서 자연적 재조합을 통해 나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코로나19가 실험실 연구 과정에서 유출돼 확산됐다는 의혹을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정면 반박한 것이다.

연구진은 중국과학원 윈난성의 시솽반나 열대식물원이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수집한 박쥐 227마리의 샘플을 분석, 박쥐에서 나온 코로나바이러스(RmYN02)와 코로나19를 일으킨 HCoV-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 상동성이 93%에 달한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9일(현지시간) 글로벌 타임스가 보도했다.

연구진들은 박쥐에서 나온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단백질S의 2개 분기점에서 복수의 아미노산이 삽입된 것도 발견했다. 단백질S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체의 바이러스 수용체 ACE2의 결합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즉, 코로나바이러스가 동물에서부터 인간으로 전염될 수 있게 만드는 핵심인 셈이다.

앞서 일부 전문가 및 여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S의 분기점에 복수의 아미노산이 삽입된 것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나 우한 질병예방통제센터 등에서 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유출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자연상태에 있던 박쥐에게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의도적으로 개발된 바이러스의 유출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도 다소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코로나19가 박쥐와 다른 야생동물에 각각 존재하는 바이러스 사이에 자연적으로 다중적 재조합이 발생하면서 생겨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양잔추 우한대학 교수는 “(바이러스 유출 의혹의 근거로 사용됐던) 자연 재조합은 바이러스에 흔한 변이의 한 형태”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