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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유가 폭락, WTI 한때 33%↓ 30달러선 붕괴…브렌트유도 급락
코로나19로 수요 부진 속 감산 협상 결렬
사우디 가격 인하, 생산량 확대에 충격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A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소비시장인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에 휘청거리면서 국제유가도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산유국 연합체가 감산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국제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28% 내린 32.5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0% 하락한 28.54달러에 거래됐다. CNBC에 따르면 WTI는 한때 27.59달러로 33.16% 내렸다. 브렌트유도 30.33% 빠진 31.54달러를 기록했다. 1월 브렌트유는 6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어게인 캐피털의 에너지 전문 분석가 존 킬더프는 "만성적인 공급 과잉 문제를 다루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초토화 작전으로 상황이 변화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을 놓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날 국제 원유 시장이 요동쳤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원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는 감산 이유가 없다며 반대했다. 이에 따라 협상은 결렬됐으며 산유국들은 오는 4월부터 원하는만큼 자유롭게 원유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 사우디가 4월 원유 수출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사우디의 이번 조치는 원유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러시아에 감산 대열 합류를 압박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의 가격 인하는 OPEC의 대규모 감산을 거부한 러시아에 대한 극적인 보복 조치”라고 설명했다. 매트 스미스 클리퍼데이터 원자재리서치 담당자는 CNN비즈니스에 “사우디가 수도꼭지를 열고 시장점유율을 다투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2, 3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낮추면서 곧 20달러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상 적정 유가는 50~60달러대로 일컬어진다.

유가가 계속 내리면 석유 의존도가 큰 국가들뿐 아니라 부채가 있는 미국 석유 기업의 자금조달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 분석가 데이미언 쿠발린은 “사우디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 OPEC과 러시아의 유가 전쟁이 명백히 시작됐다고 본다”며 “원유 시장은 이런 가격대가 마지막으로 형성됐던 2014년 11월보다 더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원유 수요의 대폭적인 붕괴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상황도 제시하고 있다. 미국 투자전략업체 드래고맨벤처스의 알리 케더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해 유가가 20달러선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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