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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제 2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면할 수 있을까
크루즈 회사-日 정부, 초기 부실 대응 증언 이어져
늦장 방역 작업 및 ‘장기 선내 격리’로 승객과 승무원 감염 위험 노출
그랜드 프린세스호 승객들, 9일 샌프란시스코만 항에서 하선
무더기 확진자으로 추가 집단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미 그랜드 프린세스호에 탑승 중인 승객들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는 미국의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가 샌프란시스코항을 통해 본토에 정박 예정인 가운데, 정박 이후 크루즈 선내 감염 확산 방지 및 방역 조치에 대한 정부와 선사의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총 1000여명이 탑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그랜드 프린세스호가 허술한 방역 조치와 당국의 늦장 대응으로 추가 감염 사태가 불거졌던 일본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재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또 다시 크루즈선에서 대규모 감염사태가 벌어지자 외신들은 앞서 700여명의 감염자를 발생시킨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사례를 다시금 주목, 일본 정부의 방역 조치가 ‘엉망’이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선내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발병 대응 책임자마저도 확진자 확인 사실을 제때 전달받지 못했으며, 이후에도 크루즈선을 운행하는 회사와 일본 정부 당국은 ‘불충분한’ 소통을 이어가면서 결국 대규모 감염사태를 부추겼다고 8일(현지시간) 전했다.

NYT는 “혼란과 실수가 겹치면서 일본 정부와 선사는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한 최선의 의료 행위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발병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매우 낮은 수준의 프로토콜만 가동 시켰을 뿐”이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홍콩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하선한 승객이 확진판정을 받은 후 선사에 ‘방역’을 권고했으나, 선사는 이튿날에야 소극적 수준의 방역작업을 진행했다.

일본 정부의 대응 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이 요코하마항에 정박하자 승객들을 육지에 격리시키는 대신 크루즈선에 장기 격리시키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승객들을 바이러스에 그대로 노출시켰다. 심지어 승무원들은 객실 승객들에게 일일이 생필품과 음식을 배달하는 등 잠재적 전염 위험이 높은 작업에 고스란히 투입됐다.

다행히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소유한 선사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사례와 달리 방역 대책마련을 위해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선내에 갇혀있는 승객들의 상황은 앞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당시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수 천 명의 승객들은 객실에 머물 것을 통보받은 상황이다.

이들은 9일 샌프란시스코만의 비여객용 항구에 정박한 이후 감염 검사와 14일 간의 격리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부족한 정보와 제한된 공간에서의 감염 증가는 승객들을 공포로 몰아가기에 충분한 상태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한 탑승객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승객들은 우리가 또 다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토로하고 있다”면서 “집에 빨리 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지금은 마치 감옥 안에 있는 것과 같다”고 토로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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