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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低유가, 왜 세계 경제에 위협되나
150만명 고용 美 셰일 석유 기업 생산성 악화
석유주 급락에 세계 증권가 혼란
저유가 지속시 기업파산·직원해고 이어질 수도
이라크 나르 빈 우마르(Nahr Bin Umar) 유전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원유 ‘증산 경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폭락이 세계 경제 불황으로 치닫을 것이란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내 셰일 석유 기업이 생산을 줄이거나 파산해야할 수준까지 저유가가 지속된다면, 이는 곧 일자리 감소와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경제국에 닥친 불황은 세계 경제 성장의 최대 위협 요인이다.

앞서 세계 경제를 위협해 온 것은 대체로 높은 유가였다. 실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에 닥친 불황에는 늘 고유가가 선행됐다. 일각에서 최근 국제 유가 급락사태가 수요자들에게 값싼 가격에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혜택’으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유가 시절보다 최근 저유가 사태로 인해 미국 경제가 받을 수 있는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소비자와 달리 석유 기업들은 저유가로 생산성 악화를 겪을 수밖에 없는데, 미국 경제에서 이같은 석유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잖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내 석유산업 종사자는 150만명으로 집계됐다.

가격 하락으로 인해 기업이 경영상 위기를 겪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고용된 직원과 시장으로 이어진다. 이미 유가 하락과 하락과 잇따른 석유주 폭락으로 미 증시가 2008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지며 수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 또한 기업이 더 이상 석유 채굴을 지속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된다면 기업 파산과 직원 해고라는 또 다른 연쇄반응이 일어날 위협도 크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학자는 “운전자와 항공사, 그리고 석유가 필요한 이들은 가격 인하로 인해 돈을 아낄 수 있지만, 석유 충격의 파장이 장기화 한다면 기업의 파산과 대출 채무 불이행, 그리고 일자리 감소와 자본 지출 중단 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소비자들이 느끼는 혜택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현저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노스 아메리칸 캐피털의 폴 애스워스 경제학자는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소비 증가보다 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훨씬 빠르고 심각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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