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을 이미 앓고 사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걸로 파악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우한(武漢)시에서 두 달 가까이 중환자를 담당한 중국 최고 수준의 중환자 전문 의사에게서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두 빈(사진) 베이징협화의학원 중환자실장은 이 매체와 전화 인터뷰에서 “다른 의사들과 내가 볼 수 있는 데이터를 감안할 때 고혈압이 핵심 위험인자”라고 밝혔다. 두 빈 실장은 우한시의 코로나19 환자를 돕기 위해 1월 중순 현지로 파견됐으며, 중국 내 중환자 담당 분야에서 가장 존경받는 의사 중 하나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두 빈 실장은 우한에서 지난 1월 사망한 170명의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고혈압 증상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건 매우 높은 비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보고서가 나오진 않았지만, 우린 고혈압이 환자를 나쁜 상태로 악화시키는 중요 인자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질병의 경과와 위중한 상태에 놓인 환자를 판별하는 건 최적화한 치료의 핵심이고, 1만500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입원해 표본이 많은 중국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두 빈 실장은 “고혈압이 있는 고령자를 주시하고 있다. 그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흡곤란에 처한 환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걸 주저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침습적(기관 삽관) 인공호흡을 해야 이후 빠르게 진행하는 장기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빈 실장은 “침습적 인공호흡이 필요한 환자의 절반 가량은 결국 사망했지만, 일찍 그 조치를 받은 사람들의 상당수는 회복했다”고 말했다. 호흡기 전문의사가 코로나19 중환자를 다루는 데 있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관심·투자가 늘고 있는 것과 관련, “약만으론 환자들, 특히 위중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살릴 수 없다”며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바이러스를 죽일 약이 있기를 희망하지만, 특효약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환자실 의사들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움직여야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