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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지 못하는 항공산업 날개마저 꺾이나
美보잉, 조건부 해고 추진
“9·11테러보다 더 위협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항공운항이 멈추면서 미국 항공기 제조산업이 9·11테러 이후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다. 사진은 보잉의 727맥스 조립공장 모습. [A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항공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조건부 해고(buyout)를 추진하고 있다.

보잉 측은 수천명의 직원이 이를 받아들이거나 조기 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비드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제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보잉은 16만명을 고용한 거대 항공기 제조사로, 그동안 고용 동결과 초과 근무 등 비상경영을 발동해왔다. 지난 1월에는 잇따른 추락 사고로 주요국에서 비행이 금지된 737맥스 생산 중단에 들어갔지만 인력은 그대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수요 급감이 장기화하면서 결국 해고 수순을 밟게 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2월 글로벌 항공 여객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4.1%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2001년 9·11테러 이후 가장 급격한 감소다.

일단은 자발적 퇴직에 무게를 뒀지만 WSJ은 보잉이 앞으로 상황에 따라 비자발적인 해고와 생산량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보잉의 전 임원은 “코로나19 위기는 ‘전 세계적인 것’이기 때문에 9·11테러보다 항공산업에 더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보잉은 9·11테러 직후 약 3만명을 해고했다.

낮은 국제유가도 보잉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항공사들이 연비가 좋은 새 항공기를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보잉이 최대 구매 고객인 제너럴일렉트릭(GE) 역시 해고 바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GE는 항공부문의 엔진 제조인력 절반 가량을 장기 무급휴가 처리한다고 밝혔다.

GE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전례 없는 영향으로 최대 4주간 상용 엔진 조립 등에서 일시적 인력 감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을 비롯한 항공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에 최소 600억달러(약 74조원)의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CNBC방송은 미 공군이 보잉의 재정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급이 유예된 약 9억달러의 공중 급유기 구매액을 지불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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