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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두로 돈줄 끊어라”…트럼프 정부, 美기업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중단 명령
셰브론에 베네수엘라서 철수할 것 명령…12월 1일까지
셰브론 전체 원유 생산량 2% 불과…영향 제한적
美 고위 관계자 “마두로 정권 압박 더 강화할 것”
미국 에너지기업 셰브론의 미시시피주 정유공장 모습.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정부가 자국의 최대 에너지 기업 중 하나인 셰브론(Chevron)에게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할 것을 명령했다. 국가 수입의 대부분이 원유 생산으로부터 나오는 베네수엘라의 숨통을 조여 마두로 정권의 붕괴를 더 가속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 21일 셰브론에게 베네수엘라에서의 원유 생산을 전면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철수 기한은 오는 12월 1일까지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 S.A.(PDVSA)’와의 합자회사를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셰브론은 지난해 미국 정부가 PDVSA에 대한 제재를 시작한 이후에도 제재 면제 특별 허가를 받아 사업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미 재무부는 이번에 허가를 갱신하는 대신 12월 1일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또, 그전까지 필요한 필수 유지 보수 업무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셰브론은 석유 시추와 판매, 운송 모두 할 수 없게 됐다.

레이 포호르 셰브론 대변인은 “법과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며 “1920년대부터 사업을 지속해 온 자부심이 있는 만큼 베네수엘라 내 직원과 인도주의 프로그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셰브론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미국 국적의 메이저 석유 기업이다.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지난 2007년 베네수엘라 정부의 석유산업 국유화 움직임 속에 철수한 바 있다.

다만, 이번 명령이 셰브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셰브론은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평균 약 3만5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이는 셰브론의 전체 일일 평균 생산량인 190만배럴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폴 몰차노프 애널리스트는 “수년간 이어진 정치적 위기로 인해 베네수엘라 내 사업들은 이미 셰브론에겐 쓸모없는 부속물이었다”고 설명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 하단 중앙)이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AP]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으로부터 나오는 돈줄을 끊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CNN비즈니스에 “미국은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을 시행 중”이라며 “폭압적인 지배를 지속하고 있는 마두로 정권에 대한 재정적 압박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미 재무부의 명령은 셰브론 이외에도 핼리버튼, 슐럼버거, 베이커휴스, 웨더포드인터내셔널 등 4개 에너지서비스 제공업체에도 적용된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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