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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싱크탱크 “文대통령, 국제무대서 빛날 특별 기회 맞아”
CIAㆍDNI 거친 박정현 한국석좌 글
팬데믹 성공 대처로 위상 올라가
일본에 진단 장비 제공해 관계 재정립
국제협력의 미래 형성에도 도움될 수
디지털 기술을 통한 차기 팬데믹 대비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의 대표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 관련, “국제무대에서 빛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의 순간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소의 박정현 한국석좌가 최근 내놓은 글에서다.

25일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박정현 석좌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햇빛 아래 문재인 대통령의 순간’이라는 글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많은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에 한국이 역동적이고, 기술적으로 선진화했으며, 관료적으로도 숙련된 민주주의를 갖고 있는 나라임을 입증했다”고 했다.

박정현 석좌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전까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와 정치 스캔들이 겹친 결과로, 대북 정책·일본과 외교관계도 갈피를 못잡거나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던 걸 상기시켰다.

그는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면서 4·15 총선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여권이 국회 300석 중 180석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이 총선을 ‘자유롭고, 공정하고, 안전한 선거’ 로 평가한 점도 거론했다.

그는 “이런 영광은 한국이 코로나19에 대한 광범위한 검사와 치료를 해 얻은 세계적인 찬사 덕분”이라며 “한국은 부담스러운 봉쇄조처를 피할 수 있었다”고 다른 나라의 상황과 대조적임을 부각했다.

그는 각국의 코로나19 감염·사망률과 미국 중국간 무역 충돌, 세계보건기구(WHO)의 명성 하락 등을 지적,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무대에서 빛날 순간”이라며 외교정책 관련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우선 일본과 관계 재구축을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한일 관계가 지난해 강제노역·위안부 문제 등으로 악화해 경제와 안보협력이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3월초, 한국의 코로나19 피해가 중국을 제외하곤 세계에서 최대치를 기록할 땐 적대감이 고개를 들어 일본 정부가 한국인에 대한 여행제한 조처를 하는 등 최악의 경색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도 설명했다.

박정현 석좌는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바람을 등지고 (코로나19 관련) 진단 장비 등을 일본에 빠르게 보내는 것으로 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코로나19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에서 일본 국민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호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로 문재인 대통령이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공중보건 뿐만 아니라 경제와 안보 파트너십을 재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의지에 달렸는데, 그는 올림픽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불확실하다고도 했다.

박정현 석좌는 이어 한국은 팬데믹 관련 국제협력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에 맞서 광범위한 검사 시설을 구축하고, 지방·중앙정부간 협력 뿐만 아니라 민간과 공공의 파트너십까지 아우른 점을 볼 때 각 국이 다음 팬데믹에 대응하는 데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이 확진자 동선 추적 등에 디지털 기술을 사용한 점에 주목했다. 일각에선 중국 공산당을 지적하며 정부가 팬데믹이 아닌 상황에서도 개인 통제 수단으로 이런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만, 한국의 조처는 질병 관리에만 할 수 있게 정한 법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이후 관련 법이 나온 것이라고도 했다.

박정현 석좌는 “한국의 사례가 다른 나라에 적용될지에 관해선 아직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공중 보건 관리를 위한 법적 틀을 마련했고, 삼성과 LG 등 거대 기술기업이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디지털 기술의 남용에 맞설 가드레일을 세우는 데 대한 국제 정책 논쟁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현 석좌는 뉴욕에서 자랐고, 컬럼비아대 역사학 박사 출신이다. 헌터 칼리지 겸임교수를 거쳐 오랜 기간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 선임분석관을 지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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