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
[헤럴드경제] 일본에서 재판을 앞두고 레바논으로 탈출한 카를로스 곤(66) 전 닛산차 회장은 12일(현지시간) 방송된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 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곤 전 회장은 "나는 공포나 정의 때문에 일본을 탈출한 게 아니다"라며 "나는 (일본에) 인질로 잡혔기 때문에 탈출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일본 검찰)은 내가 하지 않은 일, 모르는 일을 자백하길 원했다"라며 "이것은 음모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음모엔 일본 사법부, 닛산 내부의 특정인들, 일본 검찰, 일본 정부가 가담했다"라며 "일본 야당이 집권하지 않는 한 나에 대한 공소는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레바논 정부의 요구에도 일본 검찰은 6개월간 내 사건 기록을 보내지 않은 것은 그 안에 진실이 담겼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도쿄지검 특수부 수사로 보수 축소 신고와 특별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보석 상태였던 지난해 12월 전용기를 타고 레바논으로 도주했다.
그는 "스탈린 독재 통치하 소련에서도 유죄 비율은 92%였는데 일본 검찰은 재판에서 99.4% 이긴다. 일본 검찰은 이를 업무적 성과로 여긴다"라며 일본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일본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자신이 '사무라이'에서 순식간에 돈만 밝히는 독재자로 전락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일본에서 전화통화가 도청되고 집에도 감시 카메라가 있었으며 어디를 가든 미행당했다"라며 "이에 항의했지만 심지어 판사도 이를 심각히 여기지 않았다"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런 삼엄한 감시 속에 탈출 계획은 다른 사람과 상의하지 않고 오로지 혼자서 구상했다고 그는 말했다.
'탈출을 도운 이들이 처벌받을 판인데 그들에 대해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에 "나는 나를 도운 이들을 계속 지원하지만 어떤 특정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라며 "대체로 나를 도운 이들에게 빚을 졌다"라고만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잘 나갈 때는 내 주변에 있는 모두가 내게 아부했지만 사건 이후 98%는 나를 떠났다"라며 "그러나 2∼3% 정도는 여전히 내 곁에 남아 나에게 충성하고, 그들에게 나는 최선을 다해 재정적으로 보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탈출 과정과 조력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시기상조라며 함구했다.
탈출지로 레바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나는 브라질, 프랑스, 레바논 국적이 모두 있지만 레바논, 미국 국적자인 아내가 레바논에 사는 데다 평소에도 은퇴 뒤 여생을 레바논에서 보내기를 원했기 때문이지 일본과 범죄인 인도 협약이 없기 때문은 아니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레바논 정부가 내게 적대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지금 레바논에서 특별히 자체 신변 보호를 하지는 않는다"라며 "여기에 있는 게 일본보다 1천배는 편안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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